어렸을 땐 잘 때 숨을 쉬지 않는다고 믿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자는 건 죽음 같다고
아이의 통찰력은 재앙 같았다
꿈을 꿨는데
나는 살육자였다
꿈을 꿨는데
피가 고여 있었다
모두가 날 바라봤고
모두가 날 신뢰했다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았다
피를 무겁게 적시고
존경을 받았다
기댈 어깨도
맡길 살도 있었다
현실에 없던
행복이
거기 있었다
시체 같은
잠
사후세계 같은
꿈
앙상한 웃음을 짓고
몽롱한 미소를 띠었다
세상 것보다 아름답다
숨소리는 안개 베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