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타미 May 05. 2023

'애도하는 사람들' 잡지를 만들기로 했다

기획의도: 가끔은 누가 대신 울어주길 바란다. 오랜 옛날 누군가 죽으면 곡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울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울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일상은 빠르고, 시간은 슬픔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울음을 참는 사람들을 위해. 슬픔 속 일상을 세우는 사람들을 위해, 바치는 잡지.


노션에 <애도하는 사람들> 페이지를 만들고, 기획의도를 끄적였다.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일에 치여 살다 일을 확 줄이고 나니 시간이 남았다. 이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애도'라는 주제에 내가 왜 끌리는지 명확한 이유는 모른다. 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보고 울적해진 탓일까?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사연에 마음이 답답해진 탓일까? 그도 아니면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에 허망해진 탓일까? 


어떤 죽음은 눈물이 필요하고, 어떤 죽음은 침묵이 필요하다. 어떤 죽음은 투쟁이 필요하고, 어떤 죽음은 애정이 필요하다. 세상엔 수많은 애도의 방식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애도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사회는 슬퍼할 시간을 넉넉하게 주지 않는다. 그래서 대신 울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먹먹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울어줄 이야기가 필요하다. 


대단한 마음도 아니고, 어떤 거창한 것을 이루려는 마음도 아니다. 단지, 대신 울어주고 싶을 뿐이다. 


잘 아는 에디터 언니에게 같이 일을 하자고 했다. 같이 일할 사람들을 모으고, 본격적으로 기획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부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 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작은 미약하고 끝도 미약할지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