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연 Apr 14. 2019

필름으로 담은 일상_1

나의 첫 롤

Minolta x-700/FUJI film


한국에서부터 사고 싶었던 필름카메라를 얼떨결에 사게 된 어느 햇볕 좋은 날. 

즉흥적으로 돈 쓰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주인 아저씨의 인상이 너무 좋아서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진들은 카메라를 산 다음날, 친구가 준 필름을 넣고 혼자 사진 찍으러 나간 날이었다.

다시 찾아간 주인아저씨에게서 카메라 렌즈커버도 받았다.

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아저씨의 주름들이 좋아서 필름에 담았다.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쾰른 대성당 앞에 있는 강가에서 피자와 맥주를 먹었다. 

완연한 봄이 온 듯 햇살은 따스했지만, 나무들은 앙상한 가을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던 쾰른의 거리. 



높은 건물에 가려지지 않은 햇살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독일인들은 알고나 있을까


쾰른에서 두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아헨.

좁은 골목 사이로 소담스러운 가게들이 즐비한 곳. 

아헨에서 맥주를 먹었던 광장은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할 만큼만 고요했고 활기 넘쳤다.


매거진의 이전글 버려지는 것들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