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 사바냥

-- 사바나의 고양이

by NakedGod
Savananal - Gilja.jpg


길자, 사바냥


멀고 먼 알라바마


길자의 고향은 그곳

길에서 세상에 던져지고

길에서 언니 오빠 동생과 헤어지고

길에서 엄마를 잃은

길에서 삶을 마칠

길냥이, 운명을 거슬러


태평양을 건너 온 황새를 만나

집냥이 되지만 외롭게 지내다

허리케인을 타고 날아온 초대장에

사바나의 큰 나무에 보금자리를


그러나 어찌 고향을

꿈엔들 잊으랴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어찌 자신의 엄마 품을 잊으랴

길자의 스킨십은

엄마에게 안기고 싶은 그리움

길자의 눈망울은

형제를 찾는 애틋함

길자의 손짓은

나눔에 대한 열망


고향을 가슴에 깊이 묻고

사바나에 다시 태어난


길자, 사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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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보통 집에 손님이 오면 숨는다. 숨지는 않더라도 가까이 오지 않으며, 만지려고 하다 발톱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사진에 있는 고양이, 길자는 강아지 같은 고양이다. 손님이 오면 달려와 안기고,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으면, 책상에 올라와 쳐다 보고 있고 종종 방해를 하기도 한다. 또한 발톱으로 사람을 절대 긁지 않는다. 더군다나, 잠을 잘 때는 이불 속에 파고 들어와 같이 잔다. 주인의 말로는 밤마다 들어오는 바람에 잠을 잘 못 자겠다고 하는데, 특히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친근하게 달라붙는다고. 참 희한한 고양이인데, 주인은 길에서 주워 왔기 때문에 ‘길자’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시인은 사바나에 정착한 고양이라 ‘사바냥’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사바나 지역에 있는 고양이는 다 ‘사바냥’이라고 하겠지만, 시인에게는 길자만이 사바냥이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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