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바나의 그림자
태양은
타이비 아일랜드 해변 모래사장에
내
초상화를 그린다
제아무리 빛나는
태양이라도
그릴 수 있는 건
기껏해야 까만 그림자
나는
빛도 못 내고
가진 건 작은
가슴뿐 그래도 巨大한
태양이 시작한
내
초상화를 완성하리라
태양도 하지 못한
멋진 그림을 그리리라
世上도 알아보지 못하고
나
자신에게도 낯선
태양도
놀랄
나를
타이비 모래에 수 놓으리라
태양아
사바나의 초상화는
타이비 아일랜드 앞바다
달려오는 파도 위에 그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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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타이비 섬 해변을 거닐다 모래 사장 사진을 찍고 싶었다. 아마도 모래에 찍힌 수 많은 발자국들을 남기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찍힌 것은 시인의 그림자였다. 태양이 등 뒤에 있었던 것을 시인은 몰랐을까? 시인은 이 그림자도 비록 태양이 만든 것이지만, 자신의 자화상이 될 수 있겠다고
상상력을 발휘해 시상을 떠올렸다. 아니 오히려 그림자가 더 정확한 자화상이 아닐까? 우리가 거울에서 보는 우리가 진짜 우리일까? 온갖 치장과 가면으로 찌든 보이는 우리의 얼굴은 자화상이 아니라 이 세상이 그려준 가짜 초상화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