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사바나의 꽃’ 연재를 시작하며

by NakedGod

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면 안된다고 한다. 이 명제는 모든 예술에 적용할 수 가 있다. 시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하고 어떤 목적의 수단으로 사용되면, 시를 문학을 더 나아가 예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일제 강점기에 쓰여진 대동아전쟁을 찬양하는 시나, 근대에 독재자를 칭송하는 그런 시들이 대표적인 목적시이다. 물론 목적시라고 해서 문학적인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이상주의자들의 외침이라고 무시할 수는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지구의 땅을 밟고 사는 인간의 활동 중에 삶의 현실과 무관한 것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기에, 이 연작시는 문학적인 가치를 떠나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사바나는 미국 조지아 주에 있는 작은 항구 도시이다. 아마 대한민국 국민 중에 사바나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 이민국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 사람들을 구금한 사건인데, 자세한 내용은 뉴스를 찾아보면 알 수 있으니, 여기서 설명하지 않겠다. 참고로 영어 Savannah의 정확한 한글 표기는 ‘서배너’인데, 시인은 ‘사바나’가 더 시적이라는 판단하게 사바나로 쓰기로 했다. 시인은 종종 표기법, 맞춤법 그리고 문법도 무시하는 제멋대로 사는 인간이라 순수 국어학자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지만, 시인의 특권 아니겠나.


시인은 현대 대규모 전기차 공장이 한창 지어지고 있어, 사바나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에 따른 비즈니스 특히 부동산 중개업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 사바나를 여러 번 방문했다. 시인의 아내는 부동산 중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일하는 중개상 중의 하나가 사바나로 이주하여 늦가을 낙엽 긁듯이 돈을 끌어 모으고 있어, 돈 버는 구경도 할 겸, 그 사람의 집에 머물곤 했다. 사바나는 조지아 주에서 처음 생긴 역사 깊은 도시이다. 그래서 역사적인 장소와 건물이 많아 시인은 사바나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을 보고 시를 쓰고. 짧은 에세이를 첨부했다. 에세이는 시에 대한 해설이나 설명이 아니며, 연관된 이야기를 통해 사바나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는 용으로 썼다고 보면 되리라. 여기에 올리는 시들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목적을 알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시인은 사바나의 역사를 조명하고자 하는 고상한 목적도 아니고, 사바나를 관광지로 선전하고자 하는 상업적인 목적도 아니며, 현대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기업이 이 곳에서 번창하기를 바라는 애국적이고 다소 물질적인 목적에서 연작시를 쓰고 있다. 시인은 미국 시민이지만, 피를 이어받은 조국을 잊을 수 없으며 또한 미국도 내 나라임에, 한국 기업이 번창하여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국민에게 보다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현대와 한국 기업들은 여러가지 난관을 거치고 지금도 힘들게 사업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찬란한 꽃을 피워 사바나를 수백 년의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임을 굳게 믿으며 ‘사바나의 꽃’ 연작시 연재를 시작한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