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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기 Mar 31. 2019

고대의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오아시스 마을 이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파라카스는 '모래바람'이라는 뜻을 가진 섬으로 물개가 많아 '물개섬'이라고도 불린다. 유람선을 타고  선상에서 보는 물개를 보는 것은 아프리카에서도 경험한 적 있어 대략적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예상은 되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섬은 컸고  물개와 각종 새들의 개체수는 상당히 많았다. 

다만, 유람선에 지붕이 없어서 내리쬐는 강력한 햇볕에 머리카락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유람선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로 입에서 연신 감탄사를 뱉어내며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었고 나는 바위 위에서 낮잠 자는 물개보다 그런 사람들이 더 신기했다. 그마저도 5~10분 정도 지나니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떨어진 흥미는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아무래도 아직 컨디션 회복이 될 때까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될 것 같다.  

유람선은 물개 있는 쪽을 지나 어느 해안가로 다가가면서 확성기를 통해 영어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못 알아 들었다. 우선 나는 착한 관광객답게 사진부터 찍어놓고 숙소에 들어가서 검색하면서 찾아보니 다행하게도 설명하고 있던 것은 페루의 신비한 고대 문명의 흔적인 파라카스 촛대였다.  그림이 181미터에 달한다고 되어있다. 선상 안에서 봤을 때도 확연히 커 보였으니 그림이 크게 그려졌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상상 이외의 숫자에 휘파람이 저절로 나왔다. 

난 발전된 고대 문명이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이면서 외계인도 믿는 사람이라 이러한 그림을 보면은 과연 누가 그린 건지 궁금하지만 내가 알아낼 수는 없는 일이라 그냥 궁금해하기만 할 뿐이다.


정말 외계인이 그리고 간 거 아닐까?


멀리서도 보이는 파라카스 촛대





이카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먹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음식이 전체적으로 짠맛이다.

짠맛이 강렬하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인지 잘 모르겠다. 더욱이 싱거운 입맛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한 달여간의 남미 여행에서의 식사가 곤혹스럽게 느껴졌다. 짠맛에 자연스럽게 맥주를 시키게 되었고 받아 든 로컬 맥주는 병 라벨에 <DORADA>라고 표기되어 있다. 직역을 해본다. "돌았다"

앞으로 '돌았다'라고 시키면 주인들이 알아듣고 맥주를 줄까? 생각해보니 웃음 고리가 살짝 올라갔다. 

햇볕은 강렬했지만  그늘에 있으면 살짝궁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함을 느끼는 것이 온도가 습해 땀이 차오르는 우리네 여름과는 사뭇 달랐다.   


아~ 이게 남미로 구나~


와인과 샌드 보딩으로 유명한 사막도시 이카는 나스카나 쿠스코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들려 액티비로 4륜 구동을 신청했다. 아프리카에서는 4륜 구동 오토바이를 몰고 사막을 드라이빙하는 엑티 비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재미있어서 신청했던 것이다. 

4륜 구동을 본 나는 순간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기대했던 1인승 오토바이가 아니라 7~8명을 태우고 드라이빙하는 자동차였던 것이다. 약간의 실망을 뒤로하고 그나마 가장 스릴 있을 것 같은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예상했던 대로 드라이버는 모래언덕을 올라갔다가 깊은 골로 급격히 내려가는 스릴감을 안겨주었고 차량이 넘어갈 정도의 각도로 운전하면서 사람들의 비명을 자아냈다. 나도 착한 관광객이니 함께 환호하고 비명을 지르면서 드라이빙에 임하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조작하는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사막을 달리는 4륜 구동 자동차


드라이빙을 마치고 처음 시작점으로 돌아오는데 사막 한가운데 형성된 오아시스가 그제야 보인다. 

여기가 와카치나(Huacachina) 오아시스였다. 책에서만 보고 생각했던 오아시스는 나무 몇 그루 서있는 작은 연못 같은 곳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곳은 오아시스 중심으로 주변에 집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었고 하물며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아니었기 때문에 오아시스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한눈에 보이는 오아시스는 모래사막, 파란 나무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반영하는 물빛이 한 장의 멋진 그림엽서 같았다.  


맞다!! 여긴 오아시스가 있는 마을이었지??






파라카스를 보고  이카에서 엑티 비트를 즐긴 후  나스카에 늦은 시간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러 시내를 돌아보는데  공원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다고 조명등이 켜져 있다. 사람들은 모두 여름옷을 입고 있는데 루돌프나 산타클로스 등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으니 이색적인 풍경이 새롭기만 하다. 

노래에만 있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내가 맞을 수 있다니... 며칠 안 남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게 될지 기대가 차 올랐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늦은 시간이라 시내 식당에 먹을 만한 음식점은 문을 닫았다. 할 수 없이 숙소로 들어와서는 치킨을 배달시킬 수 있다는 소리에 당장 치킨을 시켰다. 여기서도 배달 서비스가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였고 그 맛도 궁금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배달을 따라오기는 아직 먼 것 같다. 우선 배달시간이 거의 한 시간을 넘어서 한국에 비해 현저히 늦었고 별도의 포장용 기도 없이 종이봉투에 넣어서 배달되는 것이 전부였다. 가게에서 맥주를 사 와 마시고 있으니 치킨이 도착했다. 오븐에 구운 닭이었는데 맛은 우리네 구운 닭과 별반 차이 없는 듯했다. 다만, 양은 어마어마하게 많았으며 감자칩도 함께 들어있었다. 너무 많은 양 때문에 지나가던 리셉션에 있던 사람도 불러서 함께 먹었다. 본의 아니게 치맥 타임이 되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나스카에 왔으니 당연히 나스카 라인을 봐야 한다. 나스카 라인은 아직도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수수께끼에 싸여 있고 공중에서 내려다봐야만 형상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라 하니 당연히 비행기를 타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침에 픽업 서비스가 이뤄지는 경비행기 회사로 가서 경비행기로 나스카 라인을 보기로 하였다. 

비행기 한대에 수용인원은  조종사와 부조종사 포함 총 8명이다. 일반 비행기처럼 물도 반입이 되지 않아 비행기 타기 전에 공항에 맡겼는데 돌아올 때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찾아오질 못했다. 

한국에서는 잊어버려도 생각지도 않을 생수통이 그곳에서는 왜 그렇게 아까웠는지 모르겠다. 

경비행기는 옆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상당히 심했으며 기장의 오더를 들을 수 있도록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기장은 비행기 이륙 전에 나스카 라인의 지형도 및 문양도를 나눠주었고 비행하면서 그림이 보일 때마다 쓰고 있던 헤드셋을 통해 방향과 숫자를 알려주어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를 알려주곤 했다. 사실 전부 선으로 되어있고 형상화되어있어서 알려주기 전에는 무슨 그림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헤드 셋을 통해 기장의 오더를 준대로 문양도의 숫자를 찾아보고 지시한 방향을 보면 그제야 그림이 보였다.  


라이트! 넘버 4, 몽키!
라이트! 넘버 4, 몽키!



4번을 외치니 그제서야 보이는 원숭이 그림



나스카 라인 중 가장 유명한 긴 부리를 가진 새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은  양쪽 날개와 양 날개 아래쪽에 두 개의 발도 대칭으로 그려놨다. 저렇게 큰 그림을 어떻게 대칭을 딱 맞춰가면서 그릴 수 있었을까?

우주인은 언덕 전체에 그림을 새겨 넣었다. 기장은 계속 우주인이라고 외치고 있는데 탑승한 사람들은 그림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근처를 두세 번 왕복하여 찾은 그림이다. 저렇게 언덕 전체에 그려놨을 줄이야.. 

비행기는 계속 나스카 라인을 돌고 지형도에 따라서 돌고 있는데 아래로 길게 뻗은 도로가 보인다. 2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옆에 나스카 라인들이 즐비하다. 가운데 조금만 상자 같은 것이 전망대(미라도르, Mirador)이다. 목조로 된 계단에 올라 보면 나스카 라인이 보인다고 하는데 건물보다 훨씬 큰 그림들이 평지에 그려져 있는데 그 정도의 높이에서 그림이 보일지가 의문이었다. 근데 나스카 라인을 보면 보면 볼수록 의문만 더 생긴다. 그냥 궁금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왜 그렸을까??


긴부리를 가진 새 / 우주인
거미 /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도로 옆의 미라도르전망대



무사히 경비행기 투어를 마치고 고산지대를 가야 하니 고산증 약도 준비할 겸, 나스카 시내를 구경하였다. 시내에는 커다란 약국이 있어 고산증 약을 구비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이석증을 겪었던 나는 고산증이 심히 걱정이 되어서 고산증 약을 좀 넉넉히 준비했다. 시장 쪽으로 가니 맛있는 과일도 많이 보이고 커다란 수박도 보인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손톱만 한 알을 갖고 있는 페루 옥수수이다. 찐 옥수수를 좋아하고 옥수수를 식사대용으로 잘 먹는 나는 찐 옥수수를 찾아 헤맸다. 모든 상인들은 생옥수수를 팔고 있었고 가지고 가서 삶아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거의 포기할 때쯤 극적으로 사 먹을 수 있었다. 옥수수 알이 우리네보다 커서 그렇지 찰옥수수처럼 맛있었다.


맛있어보이는 과일과 손톱만한 크기의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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