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를 지켜낸
눈부신 모레노 빙하

by 나기



이제 이곳에 온 진짜 이유인 모레노 빙하투어를 할 수 있다. 깔라파떼에 도착하자마자 숙소 주인에게 요청하여 오늘 투어 일정을 잡았던 것이다. 오전에는 빙하 트레킹을 하고 오후에는 전망대에서 보내게 된다.모레노 빙하는 정면에서부터 길이 14km 높이 50~55m 폭 약 4km 나 되는 거대한 얼음판으로 미니 트레킹은 모레노 빙하 위를 약 1시간 반 정도 직접 걷고 체험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모레노 빙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중에 보이는 모레노 빙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하지만 육지에 발을 딛고 바라보는 빙하는 그냥 입을 쩍 벌리게 하고 말았다.


20170111_092312.jpg 배가 정박해서 보이는 모레노 빙하의 어마어마한 크기


빙하 트레킹은 자연적인 상황 변화와 민감한 빙하 위를 걷는 거라 전문 가이드 없이는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 가이드가 입구에서 간단한 빙하의 크기나 역사, 그리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등을 안내해 준다. 그러나 검색하면 더 자세히 나온다. 어쨌든 모레노 빙하의 길이는 14킬로미터나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빙하는 전부 얼음덩어리이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경사진 곳을 걷게 된다면 아이젠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어의 시작 전에 필수적으로 신겨주었는데 아이젠의 날이 험악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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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중인 전문 가이드 / 험악하기 그지없는 아이젠


아이젠도 신었고,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빙하가 받는 무게를 감안하여 앞팀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앞서있어야 뒤에 있는 팀이 출발한다. 그리고 한 팀의 인원도 적정인원을 준수하고 있다.

빙하 트레킹은 한 줄로 서서 이동하며 전문 가이드가 밟은 자리만 밟고 가도록 하였으며 1명의 가이드는 앞에서 팀을 이끌었고 다른 한 명이 투어 중 줄을 이탈하지는 않는지, 아이젠이 풀어지지는 않는지, 뒤쳐지는 사람 등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을 살피면서 뒤에서 오고 있었다.

줄을 지어 이동하는 중간에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 어김없이 가이드에게 제지당했고, 사진 찍을 수 있는 장소에 오면 약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빙하의 갈라진 틈은 끝도 없이 깊고 그 안은 형용하지 못할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너무나도 신비한 느낌이지만 한편으로는 푹 꺼져서 빠지게 된다면 어떻게 되나 하는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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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이 마무리되자 자리를 잡고 있던 탁자에서 잔을 꺼내 가지고 온 위스키에 빙하를 넣어 언더락으로 한잔씩 돌렸다. 투어 중 땀이 났었는데 시원한 위스키 한잔에 기분이 업되었다.


20170111_114358.jpg 안전한 자리에서 잠시 쉬는 가이드
20170111_115127.jpg 빙하를 넣고 언더락을 만드는 중


트레킹도 마무리되었고 싸가지고 온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도 해결했으니 배를 타고나가 전망대 쪽으로 이동하면 된다. 배를 타지 않고도 빙하를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전망대는 위쪽에 있었으며 산책로 이동하면서 빙하의 4면을 다 보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나는 산책로를 따라 중간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전망대로 올라와 빙하를 바라보는 중에 어디서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 두리번거렸다. 빙하가 갈라지는 소리였다. 작은 얼음이라도 떨어지면 전망대 쪽의 절벽으로 소리가 반사되어 커다란 울림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큰 덩어리가 떨어지는 날이면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가 나겠군!!


20170111_142128.jpg 길이 14km, 폭 4km 모레노 빙하
20170111_143655.jpg 높이 50~55m 모레노 빙하
20170111_143706.jpg 주변의 작은 조각들이 떨어지고 있는 모레노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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