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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Mar 07. 2020

[Day3] 영국,영국박물관-그리니치천문대-런던야경

영국박물관, 그리니치 천문대, 시티 오브 런던, 타워브리지 야경

런던 여행 세 번째 날. 이날은 영국박물관 - 그리니치 천문대 - 런던 시청 투어가 있는 날이었다. 

영국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곳인 영국박물관을 투어의 일정에 넣은 것. 박물관을 그냥 가면 재미없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남편은 영국박물관을 한국인 현지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준비해뒀다. 아침일찍부터 시작하는 투어라서 서둘러 채비해서 나왔다. 역시나, 우리 숙소의 나이스 한 위치 덕분에 걸어서 박물관까지 갈 수 있었다. 


빨간 2층 버스와 반듯하고 멋진 건물. 이런 느낌을 처음 경험해봐서 영국 여행 내내 거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아시다시피 나는 이 여행을 위한 대부분의 유명지를 사전에 조사하지 않고 갔기 때문에 영국박물관 역시 별생각 없이 방문했다. 큰 기대 없이 참여했던 박물관 투어는 예상보다 훨씬, 정말 훨씬 훨씬 재미있었다. 한 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이 본인들의 식민지에서 알뜰살뜰하게 렌탈(?)한 물건들을 모아 만든 박물관이니만큼, 이집트, 그리스 등등 세계사의 유명한 포인트들이 녹아있는 물건들이 많았다. 


이집트관에 있었던 다양한 이집트 문명의 유물들.

그냥 구경했다면 이게 뭔지, 저건 뭔지 모르고 지나가서 재미없었을 텐데 각각의 유물들이 왜 의미 있는 유물인지, 벽화에 나와있는 그림들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는지, 벽화나 그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가이드 언니의 찰떡같은 설명을 같이 들으면서 구경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투어를 했다. 


그리스 신전을 장식했던 조각상들에 대한 설명을  듣는 나.  실제 역사, 배경 등을 들으면서 구경하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우리는 한국관, 이집트관, 그리스관(?) 등 꼭 유명한 전시관들을 위주로 돌아보기만 했는데도 그 규모가 대단했다. 역시, 나라가 부국강병 하고 봐야 한다. 남의 나라 물건을 가지고 와서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박물관으로 만들다니!  아, 영국박물관을 대영박물관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은데, 대영박물관이라는 표현은 과거 일제시대 때 영국을 나타내는 대영제국이라는 표현을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굳어진 표현이라고 한다. '대영'이라는 말이 영국을 높이는 식민지 시대의 관습이 묻어있는데 공식적으로 '영국박물관'이 맞는 표현이라고.


오전의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나서 박물관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영국에 왔으니 그 유명한 기네스 생맥 & 피시 앤 칩스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맛집을 찾아가려고 했으나, '여기는 영국, 맛집을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것'이라는 가이드 언니의 꿀팁을 마음 깊이 새기고 가장 가까운 곳에 기네스 생맥을 파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 

대충 구글 맵의 리뷰를 기반으로 찾아간 정말 박물관 바로 앞의 Museum Tarven이라는 펍이었는데, 한국인은 한 명도 안 보이는 로컬 음식점인 듯했다. 영국의 명물(?)인 피시 앤 칩스와 맥주, 햄버거와 샐러드를 시켰다.  이날 먹은 점심은 우리가 영국에서 먹은 모든 식사 중에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한입씩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급히 찍은 사진. 정말 맛있었다. 



누가 피시 앤 칩스가 맛없다고 하였는가? 피시 앤 칩스도, 햄버거도, 야채가 먹고 싶어 시킨 그린 샐러드도 모두 완전 우리 스타일이었다. 진짜 최고. 특히 각종 야채와 곡물로 구성된 그린 샐러드는 기름진 음식으로 찌든 내 몸을 정화시켜주는 듯한 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버스와 기차를 타고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동네로 이동해서 그리니치 천문대를 투어 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곳이 영국이고, 그 영국에서도 시간의 기준이 되는 곳이 이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이라고 한다. 


그리니치 천문대 전경. 아담한 규모이지만 관광객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런던은 산이 없는 지형이라 거의 대부분이 평지라고 한다. 그리니치 천문대도 언덕 수준의 동산 위에 있었다. 우리나라의 천문대를 생각해보면 턱없이 낮은 높이에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주변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그리니치 천문대를 구경하고 나서 주변을 돌아보면 주변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날은 마침 날씨도 좋아서 멀리 템즈강을 끼고 런던 시내 일대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바라본 영국 왕실의 별장인 궁과, 템즈강, 런던 시내의 전경. 


그리니치 천문대까지 투어 프로그램을 마치고 서울의 여의도와 비슷한 금융회사들과 시청 건물이 있는 시티 오브 런던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돌아본 고풍스러운 건물들로 가득한 클래식한 런던 골목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높은 빌딩들로 꽉 들어찬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이었다. 빌딩 숲을 헤치고 런던 시청 건물이 있는 곳까지 걸어오니 그 유명한 타워브리지와 템즈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야경 스폿에 도착했다.


템즈강의 야경. 진짜 추웠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템즈강을 중심으로 타워브리지, 시청, 그리고 유명한 건물들이 모여있는데 저녁이 되니 각건 물들에 조명이 들어와서 멋진 야경을 만들어줬다. 런던 야경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런던 시청 앞 광장에 시간 맞춰 가보시길! 단, 10월 초였지만 영국 날씨는 생각보다 추워서 내복+니트+경량 패딩을 껴입어도 바람 부는 저녁에는 많이 추웠으니 따뜻한 옷을 챙겨가는 걸 추천! 


추위와 맞서 싸우면서 야경을 구경하고 저녁으로는 어제 우리의 허기를 달래줬던 웍 투 웍을 또 먹었다. 외식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싼 가격에, 입맛에 딱 맞을 뿐만 아니라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겁던지!  이렇게 사실상 런던 여행의 마지막 날을 알차게 마무리했다. 


냠냠챱챱 진짜 맛있었다. 그나마 음식+가게배경이 조금이라도 나온 사진이 내사진밖에 없어서 업로드(...)


아참, 런던 여행하면서 날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 

유럽은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편이니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해야 한다고 남편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했지만, 겪어보지 못했던 나는 깊이 새겨듣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유럽 안에서도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로 유명한 영국이라 그런지 날씨가 맑았다가, 어두워졌다가 비가 왔다가 해가 났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진짜 변덕이 죽 끓듯이 날씨가 변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 할 수준! 심지어 날씨가 꽤 쌀쌀하기까지 해서 10월 초 여행이었는데, 스위스를 제외하고 전 유럽에서 유일하게 경량 롱 패딩을 꺼내 입은 나라가 영국이었다. 혹시 10월 초 런던 여행 준비하신다면, 가벼운 우산, 껴입을 수 있는 옷, 내복 등을 단단히 준비해 가시길! 



이날, 우리가 쓴 경비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커피(스타벅스) 5 GBP ₩7,600

런던 시내 투어 ₩40,000  (사전예약)

런던 시내 투어 현지 결제  50(25*2) GBP ₩40,000

점심식사(Museum Tarven)  46.77 GBP ₩71,090

점심 팁 2 GBP ₩3,040

관광 그리니치 천문대 입장권 32(16*2) GBP ₩48,640

커피 5 GBP ₩7,600

저녁 식사(웍 투 웍 레스터 스퀘어점) 18.5 GBP ₩28,120

간식 물 1 GBP ₩1,520


총합 약 207,61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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