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병원 vs 한국병원
"응? 1인용 침대밖에 없는데? 아, 여기 간이침대에서 자야 되나 보다."
1인용 병실 침대밖에 없는 걸 발견한 남편이 말했다.
남편은 내가 병원과 조리원에서 묵을 동안 쭉 함께할 예정이었고, 옷이니 소지품이니, 심지어 저녁에 함께 가지고 놀 보드게임까지 챙겨가지고 온 참이었다.
남아있는 병실이 이 뿐이라며 안내받은 병실은 2인실이었다. 병실용 침대 2대가 놓여있고, 그 한가운데를 커튼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침대 밑에서 빼야 하는 간이침대는 작고 불편해 보였다. 2박 3일이라고는 하지만 쭉 함께 있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입원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던 데다가, 산부인과라고 하면 일본 산부인과밖에 경험해 보지 않은 나의 오산이었다.
첫째 아이를 출산한 일본 산부인과는 우리나라 조리원 같은 느낌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조리원 개념이 없다.(산후 케어 센터라는 이름으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몇 군데 있기는 하다.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 대신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한국보다 조금 더 길다. 초산부의 경우는 대개 4박 5일에서 일주일 가량 입원생활을 한다. 그래서인지 병실의 쾌적함이나 맛있는 식사 등도 병원을 고르는 기준의 하나가 되곤 한다.
내가 입원한 곳은 1인실만 12실 정도 갖춘 개인 병원이었는데, 각 방마다 퀸사이즈 침대와 소파, 테이블, 개인 화장실이 있었다.
입원 기간 중에는 원할 때는 언제든 아기를 방으로 데려올 수 있었고, 피곤할 때는 언제든 신생아실에 맡길 수도 있었다. 가족 면회객의 경우 입실이 허용되었기에, 시부모님은 아기를 안고 함께 사진을 찍거나 아기에게 우유를 주기도 했다.
그 외의 시간에는 개별적으로 모유 수유나 아기 목욕에 관한 지도를 받기도 하고, 아로마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식사였는데, 병원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로웠다. 내가 병원에 입원을 한 건지, 어디 리조트에 와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양 또한 충분해서, 퇴원 전날을 제외하고는 남편 식사는 따로 제공되지 않았는데, 늘 둘이서 먹어도 충분했다.
한국 병원은 일본 병원과는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남편도 나도 알게 모르게 일본 산부인과를 머릿속에 넣어두었나 보다. 말 그대로 너무나도 병원 같은 병실을 보고 남편도 나도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하지만 남편이 진짜 놀랐던 건 따로 있었다. 매 끼니마다 나오는 미역국이었다. 나야 이야기를 들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남편은 정말로 또 미역국이냐며 놀라는 표정을 보였다.
"내가 오늘 점심 뭐 나오는지 맞춰볼까? 미역국! 짜잔~" 국그릇의 뚜껑을 열며 장난치던 남편의 예언은 빗나간 적이 없었다.
아기를 원하는 때에 볼 수 없다는 병원의 룰도 신기했다.
나야 수유를 하러 가면 아기를 안아볼 수 있었지만, 남편은 아이의 아빠임에도 정해진 시간에 신생아실 앞에 가서 유리창 너머로 아기를 바라봐야 했다. 아기를 동물원의 원숭이 바라보듯 봐야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짧은 병원 생활을 마치고 조리원에 갔는데,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한국 조리원은 일본 조산사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내가 첫째를 낳았을 때 입원했던 병원 간호사와 조산사들도 한국은 산후조리 시설이 끝내준다면서요? 하면서 말을 걸었을 정도.
산후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남편과 나도 오랜만에 푹 쉴 수 있었다. 매일같이 나오는 미역국에는 마지막까지 익숙해지지 못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