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과 남한으로 구분하지 않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
너는 어디 지역 출신이니? 너희 나라는 여전히 가난하니? 어떻게 넘어왔니? 등 북한에서 온이웃과 친구들에게 우리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다양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그저 오늘날을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평범한 이웃들의 삶과 일상을 듣고 싶습니다. 무엇이 얼마나 다른 지가 아닌, 무엇이 같은지, 함께할 수 있는 공감과 고민이 무엇인지, 우리가 서로에게 진솔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우리는 서로 묻고 싶습니다.
Q. 술은 잘하시나요?
저도 술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주종은 가리지 않지만 교회를 다니기에 절제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최근에 매형과 술 마실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누나가 매형과 결혼한지 한 2년정도 되었는데, 일주일 전에 매형과 처음 마셨고,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간만에 터놓고 속 깊은 이야기도 했고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Q.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나요?
정해진 것은 딱히 없고, 여름휴가때는 바닷가에서 서핑을 겨울에는 보드를 타고 있어요. 구기종목 (탁구, 배드민턴)도 다 좋아하는데 취미생활은 확실히 돈이 들더라고요. 어렸을 적에는 두만강의 흐르는 물에서 수영을 했던 게 떠올라요. 서핑은 이번 추석휴가 때 갈까 계획중입니다. 서핑은 물위에서 걸어간다는 걸 체험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 엄청빠른 속도를 뛰어서 물위를 걸으려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하하하
Q. 다른 취미도 있나요?
2년동안 남북독서모임에 나갔어요. 시즌마다 주제가 정해져있는데 저번 시즌은 '남북통일 회담'이었어요. 부르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이라는 책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상황이 있었길래 왜 전쟁이 일어났던 것일까에 대한 통찰이 책 안에 들어있습니다.
한국에 막 국가가 생성되는 예민한 과정 중에, 미국대통령인 트루먼이 내한하여 북한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사진을, 당시 김일성이 이를 보고 어떻게 해석했을까 등등에 대해 고민했어요. '독일통일과 한국통일에 관련된 책'도 재미있었어요.
당시 독일은 분단이 30년 밖에 안되었고 동족상잔이 아니었잖아요. 시민들의 왕래가 있었고. 통일을 위한 관련 전문가들이 폭넓고 깊게 포진되어 있었어요. 당시 러시아가 붕괴 될수도 있는 힘든 상황이었는데. 서독이 소련을 지원하며, 동독통일에 협조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또 미국에도 요청을 하여 통일독일에 대한 서방의 불안감을 없애달라며 양측에 요청하였던 게 기억나요.
웹툰(만화)은 네이버에 연재중인 '신의탑', '노블레스(연재마감)', '갓오브하이스쿨', '하이브', '다이스'등을 보고 있고,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영화를 다 좋아하는데 비극영화는 안 좋아해요. 한국에 처음왔을 때, 국정원에서 보여준 영화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제목이 '미이라' 였나. 그 때 엄청 충격적이었어요. 상상속의 내용을 영화로 보는 게 처음이라.
Q. 연예소식이나 결혼 현황은?
현재 바빠서 못만나고 있어요. 너무 핑계같나요? 언제인가 누군가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Q. 좋아하는 음식은요?
햄버거요. 특히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 한국에 와서 처음 맥도날드를 갔어요. 불고기버거를 처음 한 입 먹는 순간,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빵과 고기와 야채와 치즈가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지. 어떻게 이런 맛을 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Q. 못먹는 음식은요?
번데기요. 냄새때문에.
Q. 친구관계는 어떤가요?
직장, 교회, 동아리 친구들을 종종 만나요.
Q. 혹시 종교가 있나요?
하나원에 일단 들어가면 다양한 종교가 들어옵니다. 군대랑 똑같아요. 어떤 음식을 주느냐에 따라 종교가 바뀌는 것 같아요. 하하하. 교회를 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교회는 무언가 밝고 기타치고, 웃는 이미지도 있고
선배들이 많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불교의 경우에는 북한에도 있기 때문에 친숙해서 찾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교회를 가면 그래도 반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자주 찾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성당은 무언가 어둡고 엄숙해서.
종교단체에 가면 종종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어요. 북한에서 왔다하면, 처음 보는 분들이 잘 모르고 상처가 되는 질문을 하시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매우 당혹스러워요.
Q. 상처가 되는 질문이라 하면?
언제 넘어왔고, 어떻게 넘어왔는지. 이런 류의 질문만 너무 계속 물어보니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상처가 되는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너무 모르니 일상의 대화가 안되고, 질의응답식의 소통 밖에 안되는 것 같아요.
Q. 20대 때 한국에 대해 제일 궁금했던 것은?
제 또래의 아이들이 뭘 하며 사는지.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 어느 정도로 살고 있는지 이런 것들이 궁금했어요.
Q. 이 말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거나 행복한 적이 있다 할만한 말이 있나요?
직업이 뭐냐 물으면 공무원이라고 대답할 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자랑할려고 하는 건 아닌데. 껄껄껄껄
Q. 5년 후의 ‘석이’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친구들과 함께 우리 10년 후에 무얼하고 있을까 말한 게 기억나요. 그런데 벌써 10년이 지났어요. 흠. 5년 후에는. 저 아마. 장가는 갔겠죠? 하하하. 제가 하고 싶은 업무는 더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업무를 하고 싶어요. 이 쪽 분야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상형은?
어여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죠. 잘 웃어주고. 대화도 통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연예인은 트와이스 다현입니다. 너무 귀여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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