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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Apr 19. 2016

한 편의 시를 쓰듯 삶을 쓰고 싶다.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리 할 말이 많았던 시간들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말이 줄어들수록 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은 나를 많이 표현하고

나의 생각을 많이 전하는 것이라 여겼었다.

그래서 아침마다 눈을 뜨면 

멀리 있는 아들딸에게 밤사이의 안부를 묻고

그리고 나의 각별한 사랑을 전하곤 했다.



봄이 왔다.

꽃이 피었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분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밥 든든히 잘 먹고 다녀라.

일에 대해 너무 욕심 부리지 말아라.

무엇보다 너 자신을 사랑해라.

..... 이 모든 말들을 나날이 하며 살아옴을 발견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어느 정도는 내가 그들을 사랑함을 알것이고

배가 고파오면 밥도 잘 먹고 다닐 것이며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아갈 것인데

왜 나는 그리 많은 말들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무수한 말들을 반복했을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가능하면 적게 말하고

가능하면 적게 가지고

가능하면 적게 먹고 살자는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내가 습관적으로 해 오던 말들을 돌아보고

습관적으로 먹고 마시던 것들도 돌아보면서

부질없는 울림으로 나날이 분주했구나 ... 싶었다.



꼭 해야 할 말만 하며 살아야겠다.

꼭 해야 할 행동과

꼭 먹어야 할 음식과

꼭 있어야 할 것들만 적당히 지닌 채 살아야겠다....



오늘아침 또한 습관적으로 전화기를 들고

카카오톡..... 을 한참 바라보다가 전화기를 놓는다.

하고픈 말들을 속으로 다시 담으며

나는 적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훈련을 한다.

미니멀 라이프는 생각과 언어, 

행위와 정서까지도 함께 줄이고 줄이는 것을 .....



시를 쓰듯

내 삶을 다시 함축적으로 살자고...

간결하게 압축된 마음으로 평화를 담자고.....

그러고 보니 모든것이 시 같다. 

한편의 시 같다.

산문이 아닌 시로 남기고 싶은 삶을 보며 

나는 오늘도 가장 간결한 시어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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