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리지 못하고 동동 떠있는 기분

떠돌아다닐 삶인가 싶은 오늘들

by 구르는 굼벵이

발이 동동 떠있는 기분이다. 땅을 힘 있게 밟지 못하고 떠서 흘러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건 시간이 꽤 되었으나 떠다니고 있는 기분이 든 건 최근이다. 그래도 땅을 디디고는 있었는데. 이사를 결정하고 나서부터 발이 부웅 떴다.


이사를 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데도 그랬다. 남편과 살면서도 여러 이유로 2년마다 집을 옮겼다. 그동안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번엔 마음이 산란했다. 평생 이리저리 옮겨 다닐 운명인가 하는 거창한 생각도 들었다. 한 곳에 정착해(요즘 세상에 정착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겠지만) 익숙해져 편한 곳에서 안정되게 삶을 꾸려가면 좋겠는데.


하지만 동동 떠다니는 기분을 느끼며 지내다 보니 떠다니는 삶도 괜찮겠다 싶었다. 정드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그만큼 정든 것을 뒤로할 때 아쉬움이 크지만, 떠다니다 보면 그런 건 바뀌겠지. 좀 더 거대하게 나아가 보면, 지구에 잠깐 머무는 우주먼지로서 찰나의 시간에 한 곳에 머물던 아니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도 싶다. 지구적으로 봐도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는 삶도 있지 않나. 그에 비하면 나는 한국 안에서도 가까운 곳에서 요리조리.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났지만 그마저도 살던 노원에서 가까운 의정부로 왔으니 뭐.


그러나 그래도, 이사를 하고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붕붕 떠있는 기분은 그대로다. 이곳에 살며 일을 다시 시작하고, 돈을 벌고, 생활에 뿌리가 내리면 다시 발이 땅에 내려와 안정될까. 아마, 그래야 발에 힘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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