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도만 돼도 여름을 견딜 수 있겠다.
36~38도가 되었던 날들. 녹아내렸다. 일을 하면(정리수납컨설팅),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이 없는 집 안에서 땀에 절여져 일을 해도 이상하게 개운한 활기가 생기지만, 집에 가만있으면 몸도 마음도 녹아내렸다. 책을 펼치면 눈꺼풀이 내려가고 졸다 누우면 일어나기 힘들었다. 그렇게 기력 없이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찝찝하고 하루가 허무해 나갈까 하고 밖을 보면, 숨 막히는 더운 공기에 외출할 마음이 사르르.
그러던 어느 날. '그래도 이대로 있을 순 없지. 이렇게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면 안 되겠어.' 크게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이왕이면 즐겁게 움직이고자 가보고 싶었던 빵집으로 목적지를 결정. 집에서 15분 정도 걸은 후 10분 전철을 타고 이동, 다시 15분 정도 걸어 빵집에 도착하는 경로.
다행히 그날은 기온이 32도 정도고 바람이 제법 시원했다. 바람이 부는 그늘에 있으면 쾌적하고 햇빛 아래도 땀은 나지만 걸을만했다. 이 정도 기온이면 여름도 무섭지 않게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가게에 도착.
그러나 가게는. '건강상의 문제로 오늘 휴무합니다.' 휴... 그래도 집에서 낮잠 자지 않고 밖에 나와 돌아다닌 것에 만족하며 집으로.
다음 외출은 도서관과 그 지역 빵집으로 정했다. 도서관은 버스로 3,40분, 버스에서 내려 5분 거리로 편하다. 도서관에서 빵집까지는 버스로 15분 정도 가서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당분간 일이 바빠 책 읽을 시간내기가 힘들 것 같고 빵집도 들려야 하기에 책은 3권만 대여. 그리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빵집으로.
그러나 땀을 닦아가며 열심히 걸어간 가게는 '여름휴가'. 기운이 사르르 녹았지만 이번 역시 야외활동을 오래 한 것에 만족하며 집으로. 빵을 못 먹은 아쉬운 마음은 치킨으로 대체.
땀은 나고 더워도, 활동하니까 기운이 난다. 기분도 즐겁다. 일 안 할 때 집에 있으면 한없이 늘어지는데, 잠이 오려고 하면 얼른 밖에 나와야겠다. 36도가 넘어가면 힘들겠지만 33도 정도까지는 가벼운 외출이나 산책은 가능할 듯. 움직이니까 무엇보다 기분이 밝아지는 게 좋다. 이렇게 여름을 이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