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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는 커피에서 나온다.

커피인간이 되기로 한 나

by 구르는 굼벵이

보름 전쯤 체해서 며칠 고생한 뒤로 속이 안 좋다. 소화제도 자주 먹고 있다. 소화기간이 약해진 듯. 아침식사 후 늘 마시던 믹스커피도 속이 쓰리다. 그래도 습관이어서, 커피는 쓰린 걸 감수하고 먹다가 속이 계속 안 좋아 하루 안 먹었다. 보통은 안 마시면 오후쯤 머리가 아픈데 그날은 괜찮았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부터 머리가 아팠다. 기운도 없고 미열도 나는 것 같고 상태가 영. 남편이 쉬는 날이었는데 치과진료가 있었다. 피곤과 스트레스가 쌓여 이와 잇몸에 문제가 생긴 남편. 아침을 간단히 먹고 함께 치과에 갔다.


진료를 기다리면서도 두통은 계속됐다. 진통제를 먹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병원에 있는 커피머신이 눈에 들어왔다. 커피를 마시면 두통이 좀 나으려나. 에스프레소를 뽑아 마셨다.


그리고 잠시 후. 두통이 점차 사라지며 기운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분도 좋아졌다. 진료를 마지고 집에 돌아올 때는 모든 게 멀쩡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기운도 없고 우울감도 있었지. 오늘의 두통, 어제의 기분은 카페인 때문인가.


계속 끊으면 안 마셔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지만 바쁘디 바쁜 현대를 살고 일을 하면서 그 불쾌감과 불편함을 견디기는 어렵다. 그리고 하루 한 잔 정도는 건강에도 해롭지 않다는 것 같은데. (그 한 잔이 믹스커피이고 일을 하면 두 잔도 마시지만) 어쩔 수 없는 커피인간인 나. 그러나 건강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걸로 바꿀 용의 까지는 있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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