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란 무엇인가

작게 시끄러웠던 생일

by 구르는 굼벵이

생일의 의미를(‘생일축하'의 의미일지도) 모르고 생일을 맞고 있다. 카카오톡에 내 생일이 뜨지 않게 하고 싶은데 방법도 찾지 못했다. (카카오톡은 생일을 왜 알려주는 걸까. 서로서로 축하하는 기쁜 날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

아무튼 누가 생일이라고 뜨든 신경 쓰지 않고 지낸다. 생일을 서로 챙길 만큼 (내가 느끼기에) 가까운 지인들은 없다. 자주 보는 친밀한 사이라도 생일을 챙기는 건 꽤 귀찮고 마음에 부담이 된다.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슬쩍.

그래서 매년 돌아오는 생일보단, 가까운 지인들의 특별한 날을 챙긴다. 특별히 기쁜 날. 연속성이 없어 부담이 없고 기쁨이 나에게도 옮겨온다. 그리고 밸런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나 성탄절. 매년 돌아오지만 챙겨도 그만 안 챙겨도 그만인 날. 가볍게 과자하나, 초콜릿 하나를 주는 즐거움을 즐긴다.

그런데 이번 생일에는 아침부터 축하인사가 왔다. 오래 연락 못 드린 선생님(나의 인생에는 요가선생님, 서예선생님, 빵선생님이 있다.)들로부터의 카톡이라 죄송하고 부담스럽다. 고심해 정성스럽게 답을 했다.
그렇게 지나가나 했는데 저녁에 함께 일을 하는 동료가 축하인사와 함께 케이크를 보내왔다. 나이가 비슷해 나 혼자(?) 친구라 여기고 있는, 자주 함께 일하는 사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다음날 아침에는 다른 동료가 커피와 조각 케이크세트를 보냈다. 나이는 두세 살 어리지만 서로 말을 (자연스럽게) 놓고 편한 친구처럼 지내는 나의 웃음벨. 그 친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번 생일은 다소 시끄럽게 지나갔지만, 생일을 핑계로 가족과 함께 맛있는 걸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정도가 생일의 의미이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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