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많은 누나가 되고 싶어.
동생 보기 부끄러운 오늘들
남편과 나는 이사를 하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는 안정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지방 쪽을 원하고 나는 서울을 원한다. 지금처럼 되도록 엄마 집과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
일은, 할 수 있는 일을 얼른 구해 빨리 돈을 벌고 싶다. 오래 쉬었다. 바쁘지 않은 삶은 불안하다. 온갖 걱정과 우울이 자꾸 다가온다. 남편과 둘이 하던 작은 빵가게를 정리하고 남편의 아픈 다리를 치료하고도, 일을 하지 않은, 바쁘지 않은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남편은 시간을 좀 더 갖더라도 오래 할 수 있고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보자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무튼 그래서 엄마 집에 가 엄마와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걱정을 나눴다. 엄마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얘기를 나눌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그렇게 얘기하는 걸 퇴근하고 돌아온 동생도 들었을 것이다. 자기 할 거 하면서 왔다 갔다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동생은 엄마와 하는 이런 얘기들에 참여하진 않는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집에 가려고 하니 동생이 늘 그렇듯 더 쉬다 가라고 한다. 오늘은 특히 푹 쉬다 가란다. 매일 쉬는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동생이 이어서, "누나는 집이 두 개야. 이 집이랑 누나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랑."이라고 말한다. 의미가 담긴 말. 집을 나오는 데 마음이 아팠다.
얼른 일을 하고 돈을 벌어 누나 노릇을 해야 하는데. 엄마뿐 아니라 동생에게도 걱정을 시키는 것 같다. 물론 아빠도. 집에서 맏이인데 맏이 노릇을 못하고 있어 괴롭다. (그나마 남편이 맏이가 아닌 게 다행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