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두 번째 30년의 문을 열며
나는 원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세상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자기 전엔 늘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일상 글을 구경한다.
하지만 나는 댓글을 쓰거나 직접 글을 써본 적은 없었다.
그냥 조용히 읽고, 어떤 글은 눈물이 나고, 어떤 글은 화도 나고, 어떤 글은 나의 상황과 비교하며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브런치에서 한 글을 보게 되었고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쓰는 거라면,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그런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이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그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번을 쓰고 지우고, 다시 읽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글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고,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솔직히 쓰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다.
처음 10편을 목표로 잡았던 때가 7월이었는데,
10편을 채운 건 12월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발행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 억지로라도 다시 앉아서 쓴 날도 있다.
특히 남편과의 이야기를 쓰는 파트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때 남편과 다투어서 사이가 안 좋기도 했고,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적으면서 남편 얘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는 게 더 괴롭고 복잡했다.
‘이제 그만둘까…?’그 생각도 정말 많이 했다.
나는 거짓 하나 없는 솔직한 내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남편과 싸운 이야기를 쓰는 건 왠지 싫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때부터 글이 조금 무거워지고,
내가 가진 유쾌한 느낌도 줄어든 것 같다.
나는 사실 꽤 유쾌한 사람인데 말이다!
하지만 성향상 ‘목표는 일단 끝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12월까지 10편을 마무리해 발행한다면,
그다음엔 좀 더 마음 편하게, 더 자유롭게
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남편 칭찬도 쓰고 가끔은 뒷담화도 쓰고..)
10편을 쓰기 위해 1편부터 다시 읽어보니 30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참 어찌어찌 잘 살아왔구나 싶었다.
어쩌면 이 글은 내 지난 30년을 조용히 다독여주는
가장 은밀한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의 30년을 생각하면 걱정도 많이 된다.
폐 전이 이후에는 뼈나 뇌, 간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들었고,
AI가 발달하면서 내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래, 인생에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지.
분명 또 힘든 일들도 찾아오겠지.
그럴 때마다
나는 이 글을 다시 읽고
다시 용기를 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