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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란 Apr 23. 2020

당신들을 프로 감사러라고 부른다

덴마크인에게 배우는 감사의 방법


하루에 몇 번이나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하루를 두고 내 마음의 상태를 가만히 둘러보니 손에 꼽을 정도의 빈도수다. 내 마음을 살펴보니 내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려 하지만 그것도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날은 신이 나서 감사가 절로 나오는 날도 있다. 좋은 일이 생겨서 그렇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또 있는 것은 아니기도 하다.




긍정적이고 싶고, 감사해야 되는 거 알고 있어 하지만 힘든 날도 있잖아



감사함을 느끼는 감정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과 교집합이다. 감사함은 자고로 행복해질 수 있는 돈 안 드는 최고의 방법이다. 감사함을 잃을 때 우리는 내게 없는 것을 돋보기로 확대시켜 보게 되고 부족한 나를 불쌍히 여기기 시작한다. 감사함을 잃을 때 부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 부정적인 생각의 결과는 고스란히 나의 마음에 불평이라는 이름으로 싹터 내 행복을 갈아먹는다.




감사함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선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끔은 감사하는 게 힘들고 부담스럽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바라는 것들의 사이즈다. 나는  인생에서 너무나  것들을 바라곤 한다. 내가 원하고자 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뒤처지지 않았는가. 나는 꽤 괜찮게 살고 있는가 등등. 이러한 감정이 몰려올 때 나는 힘없이 무너지곤 한다. 감사하고 싶지만 감사가 나오질 않는다.




덴마크 사람들이 소박하다고 이야기한다. 소박하다는 말에는 ‘작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 사람들도 그들만의 고충이 있고 힘듦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현실적이지 않게 큰 것’을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작은 것에 감사를 잘한다.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유’가 있어서 그럴까? 사회적 경제적인 안정이 주는 여유도 크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작은 것에 습관적으로 감사한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이 있다는 것, 집은 크지 않지만 집안 곳곳을 내 손으로 꾸며보고 그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아이들과 베이킹을 같이 해보는 것 등등 다 작은 것 들이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약간의 차이점은  행복이 내게 ‘확실치 않다’ 해도 그냥 생각 없이 습관처럼 하는 것이다. 의식적인 생각 없이 그들은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들을 관찰해보니 내가 몰랐던이 있었다. 그들은 프로 감사러였던 것 같다.



‘휘게’라고 쓰고 ‘감사’라고 읽는다.


‘휘게’(hygge)라는 단어는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스칸디나비안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말이기도 하다. 소소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늑한 환경에서 즐기는 것을 말한다. 스웨덴과 핀란드에도 단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의 ‘라곰’이나 ‘피카’가 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명사로써의 ‘휘게’보다는 ‘휘게 스러운’의 형용사형 ‘휘겔리 (hyggeligt)을 더 많이 듣는다. ‘휘겔리’라는 말은 꼭 ‘휘게’를 하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촛불을 켜 놓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주 쓰인다. 영어의 “It’s great”처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Det var hyggeligt”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다지 ‘휘겔리’ 하지 않아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그 문장은 많이 쓰인다는 것이다.

바람이 세게 불고 추운 겨울날 밖에서 먹는 커피 한잔 = 휘겔리

추운 겨울 차가운 축구장에 친구들 마시는 차가운 맥주=휘겔리

비 오는 날 자전거를 타는 것도 =휘겔리



‘휘겔리’라는 말에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려는 것과 ‘감사’하려는 노력이 들어있다. 그들의 ‘휘겔리한것’을 보려는 시선은 굉장히 발달되어 있다. 춥고 불편함 상황속에서도 휘겔리한것은 ‘춥다라는 부정적인 요소에 집중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긍정적인 것을 만들어 상황을 좋게 만들  있다는 사고다. 그러한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노력은 이제는 힘 안 들이고 자동적으로 나오는 ‘습관’이 된 것이다.  



‘편함’과 ’편리함’은 누구나 원한다. 그리고 내가 내가 좋은 환경에 있기를 추구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그 속에서 좋은 것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춥지만 따뜻할 수 있고, 힘들지만 좋은 것도 있고, 불편하지만 건강에는 좋을 수 있다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그들은 이렇게 ‘휘겔리’라는 긍정의 단어를 통해 ‘감사하다’를 마음속으로 하루에 몇번이나 되새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감사가 일상에 잘 녹아져 있다. 시간을 정해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과 하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자연스럽게 한다. 그들이 이런 감사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 자신들도 미쳐 알지 못하지 않을까?



‘오늘’도 감사 ‘어제’도 감사

덴마크어로 ‘탁’(tak)은 ‘감사하다’라는 뜻이다. 덴마크인들이 사용하는 인사 중에 ‘탁 포 이데’(Tak for i dag) ‘탁 포 시스트 (Tak for sidst)라는 두 가지 인사가 있다. ‘탁 포 이데’는 ‘오늘 감사했습니다’ ‘탁 포 시스트’는 ‘지난번에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이다. 헤어질 때 인사로 덴마크 사람들은 ‘탁 포 이데’라고 말한다. 오늘에 대한 감사이다. 함께 해주어서 감사하고, 좋은 시간 함께 해주어서 감사하다 라는 뜻이 들어있다. ‘탁 포 시스트’는 보통 다시 만났을 때 하는 인사인데 어제나 지난번에 참 고마웠다는 표현이다. 어제에 대해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표현들은 굳이 고마운 것을 하나하나 나열하지 않아도 인사로 간단하게 나눈다. 이러한 감사도 역시 그들에게는 ‘습관’이다.





덴마크에는 행복을 연구하는 행복 연구소(Happiness Research Institute)가 있다. 그 창립자 마이크 비킹(Meik Wiking) 덴마크 인들의 행복의 가장 큰 이유가 휘게라고 한다. 작은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 ‘휘게’라는 것은 북유럽 소속의 것도 아니고 그대지 대단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휘게 ‘감사함 아닐까 생각한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과 환경 속에서 작은 감사함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은 이들을 조금은 더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대단한게 아닌 것을 나의 ‘습관’으로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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