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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란 Mar 28. 2020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있는 나라

덴마크 총리의 코로나 19에 대한 어린이와의 기자회견

덴마크 총리(중간) Mette Frederiksen 과 보건부장관 Magnus Heunicke 가 어린이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midjyllansavis.dk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덴마크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시기에 덴마크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 들 중 내가 관찰한 흥미로운 일 하나가 있다. 국가의 리더들은 이 사태에 대해 대응하고 대책을 세우느라 엄청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잊지 않는 하나가 있다. 바로 어린이들이다. 덴마크 총리는 메테 프레데릭센 (Mette Frederiksen)은 지난 13일 코로나 19에 대해 børne-pressmøde(어린이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의 이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고 또 한차례 며칠 전 보건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1. 참 어린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코로나 19 확진자가 덴마크에 나타나자마자 볼 수 있었던 기사는 어린이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지에 대한 조언의 기사였다. 어린이들의 일상에도 변화를 줄 문제이고 ‘죽음’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생소한 개념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에 우려를 하는 어른들의 반응이었다. 곧이어 총리의 어린이를 위한 기자회견을 보고 이 나라의 아이들은 ‘애들은 가’ ‘애들은 빠져’’ 애들은 저기 가 있어’라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무시되기보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소리가 있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They are heard and seen.


정치적인 각도에서 보면 아이들은 투표권도 없고 다음 선거에 도움이 될만한 타깃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은 이곳에서 중요하게 생각된다. ‘어린이가 중요하다’라고 하지만 어린이들의 의견과 질문에 우리는 얼마나 답하고 들어주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2. 가족(Family Unit)이 강조된 사회

기자회견을 듣다 보면 Familie, børnefamilie(아이가 있는 가족)에 대해 한 단위로 설명하는 부분이 참 많다. 코로나 19로 많은 부모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돌보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족’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국가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들이 오고 간다. 여성의 노동/사회 활동량이 거의 남성과 동등한 덴마크에서 부모 둘 다 일을 해야 하고 아이들은 누가 돌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모두가 가지고 있고 겪고 있는 문제다. ‘가족’이라는 단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가족으로서 겪는 문제’들을 정부에서는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3. 수준 높은 아이들의 질문

기자회견에서의 질문의 내용은 학교 재오픈 시기, 집에서 지내게 될 때 조언, 생일파티 취소나 친구들과의 모임은 어떻게 하는지 등 현실적이고 아이들의 생활과 밀접한 질문들이 많지만 현 상황에 대해 국가의 리더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수준 높은 질문들도 있다. 기자회견 질문은 이렇다.

어린이 신문 børneavisen에 난 기자회견 기사
어린이 기자 Emilia (11세)의 질문들

Q: 학교가 시작되면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

Q: 이동 제한령이 내려질까요?

Q: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나타나는 증상에 있어 어른과 어린이들 간에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Q: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도울 방책이 있나요?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방문하지 못하는 게 슬픕니다.

Q: 지금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국가의 수장으로 총리를 맡고 있는데, 어떠신가요?

Q: 오랜 시간 동안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사는 사회는 어른들만이 사는 공간이 아니다. 이것에는 어른들도 있고, 소수자들도 있고, 어린이들도 있다. 초점이 어느 한 부분에 치중되지 않도록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직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설명이 필요하고 질문할 기회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내가 본 기자회견은 참 흥미롭고 입가에 미소가 본 지게 만든다.


*어린이를 위한 기자회견 관련 기사를 보며 아이들이게 코로나 19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 질문들에 대한 답변, 그밖에 개념들에 설명하는 게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 요약해서 다음 포스팅에 이어 올리도록 하겠다.


#덴마크 어린이기자회견#코로나 19#코로나바이러스#어린이의 목소리가 있는 나라#어린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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