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야구 1회. 연패,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간
- 지금 당신의 인생도 연패기간인가요?
팀이 연패에 빠졌다.
아무리 실력 좋고, 잘하는 팀이어도 1년 동안 *144경기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연패 기간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연패 기간에는 신기하게도 잘 친 안타도 상대팀 호수비에 모두 잡히고,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던 어이없는 실책 하나로 역전을 허용한다.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바빕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운도 연패 기간 중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운도 안 따르고, 실력도 없는 현재 상황에 이렇게 계속 지면 남은 경기를 모두 지는 거 아냐?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
오늘 경기는 꼭 *연패를 끊어야 된다는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또 한 번의 패배로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너무나 어둡다. 깊은 수렁에 빠진듯한 감독의 운용능력, 선수들의 실력, 늘 제자리인 프런트 모든 것이 답답하다.
온갖 뉴스와 각종 매체에서는 팀의 연패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 언제쯤 연패를 끊을 것인가? 에 대한 예측 영상이 쏟아진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밤이 늦도록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 보지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응원뿐이다.
그래서 어김없이 야구 경기가 있는 화요일이 되면 팬들은 경기장으로 향하거나, TV 앞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늘은 꼭 이길 거라는 희망 반 어디까지 지나 보자 하는 오기 반이다.
선수들도 팬들도 긴 연패에 모두 지쳐갈 때쯤 운과 실력이 빛을 발해 드디어 팀이 승리한다. 연패는 끊기고, 긴 연패를 끊었다는 안도와 기쁨에 그날은 잠을 자기도 아쉽다.
야구를 보며, 연패 기간을 지나 보니 우리 인생에도 이런 연패 기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기에는 뭘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고,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가 잦아진다. 운은 또 어찌나 없는지 세상 모든 행운이 나만 비껴가는 것 같다.
아주 길고 어두컴컴 한 터널을 그저 기약 없이 지나는 느낌, 내일이 와도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 그리고 밤마다 꼬리를 무는 걱정들... 나도 인생에서 몇 년 동안 연패기간을 맛봤다.
너무 힘들어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해버리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고 성숙하게 만들었다. 나라는 사람이 한층 더 레벨 업 할 수 있는 성장의 시간이었다.
만약 당신의 인생이 지금 연패 중이라면 긴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시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그런 뒤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야구장에서 팬들이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주듯 당신의 곁에서 당신에게 응원을 보내주는 가족과 친구들을 바라보자.
만약 그런 존재가 지금 당장 없다고 해도 괜찮다. 그럼 나 스스로 자신에게 무한한 믿음을 주면 된다. 끝이 없어 보이는 이 기간에도 분명 끝은 있다. 그 뒤 당신의 인생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연승을 향해 달려 나갈 것이다. 그리고 연패 뒤에 오는 승리는 그 어떤 승리보다 더 짜릿하고 감격스러우며 값질거다.
<야구 용어 설명>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을 계산해 수치화 한 야구 스탯이다.
*연패 : 패배가 계속되는 상황을 말한다. 3연패, 4연패, 5연패 등 연패가 끊길 때까지 계속 계산된다.
*144경기 : KBO, 우리나라 프로야구 한 시즌의 경기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