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억을 소환해 봅니다
1998년. 왠지 다른 것들은 가물가물해지는 어스름한 기억 중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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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선배랑 동아리방에서 밤샘 작업을 하다가(비행기 잡지 만드는 동아리였다)
폭우로 정전되었을때, 누군가 동아리방에 두고간 것을 발견해서
선배랑 같이 마셨던 따뜻한 소주(여름이었고, 동아리방에는 냉장고가 없었다)
만약 지금 같았으면 아마도 서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998년에는 스마트폰은 없었으니까
그 때는 '삐삐' 또는 호출기라는 것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전화번호만 볼 수 있고, 음성사서함만 이용할 수 있었다.
누가 음성메세지를 남기면, 공중전화로 달려가야 했다.
전화를 걸어서 비밀번호를 누르기 전까지는 무슨 내용의 음성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땐 뭔가 설레임들이 많은 시절이었다.
어떤 음성메세지를 지우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하는 사람도 있었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 라디오를 녹음하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 때는 편지를 손으로 쓰고, 우체국에서 부치기도 했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직접 전했었다. (요즘은 카톡으로 온다)
그 날 선배랑 장래에 대해, 꿈에 대해 무언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우리는 그저 씨익하고 웃었었다.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은 없었지만, 그 땐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비행기를 동경하고 사랑했던 그 선배는 비행기에 관한 책을 몇 권 출판한 작가가 되었고,
당시 비행기에 대해 잘 모르고, 얼떨결에 조종을 하게된 나는 기장이 되었다.
몇 달전에, 그 선배가 가족들과 방콕에 방문했었다.
선배님의 아드님이 내 유튜브 구독자라고 했다. 영상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 그날 동아리방에는 많은 추억과 방황과 고민의 조각들이 가득했었다.
문득 그날에 나와 선배가 그리워졌다.
그 날 종이컵에 따라 마셨던 미지근한 소주는 정말 쓰고, 맛이 없었다.
한국에 가면 선배에게 전화해서 만나야겠다.
같이 미지근한 소주라도 마셔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