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빨리 회복할게

생후 3일

by 날찌

2023.12.30(목) 생후 3일 병원에서


첫날 톤톤이를 침대에 누워서 봤던 게 너무 아쉬워서 엄마는 수술 2일 차 아침부터 침대에서 일어나는 연습을 하고 있어. 아직 아빠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너를 보려는 의지가 강했는지 생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었어.


그렇게 침대 밖에서 너를 안고 첫 수유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엄마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6으로 너무 낮다며 어지럽지 않냐는 거야. 당황하기는 엄마도 마찬가지였어. 컨디션이 너무 좋고 멀쩡한 상태였거든. 엄마 눈을 진찰하더니 수혈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네. 아마도 엄마가 톤톤이를 만나는 게 너무 기쁘고 설레어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이러다가 쓰러져버리면 안 되니까 내일까지는 톤톤이와 조금 떨어져 있으려고 해. 그동안 수혈도 하고, 미음으로 시작하는 첫 식사도 잘 챙겨 먹고, 가스도 배출하고, 점점 차오르는 모유로 스멀스멀 찾아오는 젖몸살도 이겨내고 다시 맘 편하게 톤톤이 안아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엄마가 많이 사랑해.




그나저나 신생아는 참 잠이 많구나. 엄마 아빠한테 와서 보여주는 모습의 절반은 하품과 잠자는 모습이란다. 하품할 때는 온몸의 근육을 다 쓰는 듯 해. 특히 얼굴의 근육을 총 동원하는지 얼굴이 시뻘게진단다. 하품 하나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거 같아. 자라는 일은 참 고단한 일이구나 싶어.


생각해 보니 울 때도 방귀 뀔 때도 트림할 때도 똑같이 얼굴이 시뻘게지는데, 울어서 힘 빼는 것보다 하품이 낫겠다 싶네. 하품 실컷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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