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일
2023.12.01(금) 병원에서 펑펑 울다
너에게 첫 수유를 해 본 날이야.
네가 앙 하고 잘 물고 빨아주는데 얼마나 뿌듯하던지. 사실 엄마는 일 욕심도 많은 사람이라 복직을 고려해 조리원 있을 때까지만 초유를 먹일 생각이었어. 그런데 오늘 네가 ‘젖 먹던 힘까지’ 쓰며 가슴팍에 안겨있는 모습을 보니까 엄마가 아니면, 지금이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는 이 행복감을 놓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결국 엄마의 체력이 허락하는데 까지 직수를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단다.
그리고 저녁 수유텀에 신생아실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기왕 직수하기로 결심한 거 지금부터 해보자 싶어 양치만 하고 조만간 올라가겠다고 했어.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하고, 따뜻한 레깅스를 신고 신생아실로 올라갔는데 세상에 네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더라. 간호사 선생님이 "톤톤이는 배가 너무 고픈데 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오랫동안 울었다"라고 하더라고. 순간 엄마 심장이 철렁했어. 톤톤이가 배 고플 때는 엄마가 지체 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간호사님도 지치셨는지 도와주지 않고 가버리셔서 결국 엄마는 홀로 직수를 시도해 봤지만 모든 게 서툰 엄마는 결국 혼자 직수하기에 실패하고 말았단다.
결국 분유를 먹였는데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마음이 더 아파져 눈물이 나더라고. 게다가 먹는 중간에 대변을 본 거 같은데, 대변을 먼저 갈아야 할지, 트림을 먼저 시켜야 할지도 모르겠고, 엄마는 아직 트림시키는 방법을 몰라서 또 간호사님을 부를 수밖에 없었어. 다행히 톤톤이는 트림을 금방 하더라고. 톤톤이는 뭐든 척척인데 엄마가 너무 서툴더라.
톤톤이가 트림을 마치자 간호사님이 우리 톤톤이를 안고 "다음에는 저희가 먹일게요" 하고 신생아실로 쏙 들어가시는데, 수유실에 혼자 남은 엄마는 굉장히 처량했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이렇게 서툰 게 당연한 건데, 오늘은 하필 불친절한 간호사님을 만나서 엄마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거 같아. 오전에 수유 연습할 때의 해냈다는 느낌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오늘은 그저 죄인이고 실패자가 된 느낌만 나서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 오늘은 트림 시키는 방법을 배웠어!
처음이라 마치 목을 조르는 것 같아 보이지만 넌 평온한 상태이니 이게 맞는 거겠지?
손을 쓰는 방향은 위, 아래로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는구나. 신생아실에선 위로 청소하러 오신 여사님은 아래로. 흠… 엄마는 둘 다 써보려고. 육아에 답이 어디 있겠니 너에게 잘 맞는 걸 찾아가는 거지. 며칠 해보니 이것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특히 새벽 수유할 때는 졸음을 이기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트림 시키는 게 꽤나 험난하겠구나 싶다.
일단 걱정을 해도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걱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