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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우리 둘 만의 시간

생후 9일

by 날찌

2023.12.06(수) 아빠는 출근하고 엄마 혼자 조리원에서


오늘은 아빠가 다시 출근을 시작했어. 처음으로 톤톤이 너와 단 둘이 시간을 보낸 날이기도 하지. 톤톤이가 목욕을 마치고 7시 반쯤 엄마에게 와서 직수를 시작했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엄마와 톤톤이 우리 둘만의 노력으로 직수에 처음으로 성공한 거라 많이 감격스러웠어.


엄마는 처음부터 모유수유를 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던 거 기억나니? 엄마도 톤톤이도 분유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인데 엄마 믿고 잘 따라와 주는 톤톤이 덕분에 엄마도 즐겁게 직수에 임해보고 있단다.


오전과 오후 직수 때는 네가 잘 먹어줬는데, 저녁 수유 때는 조금 힘들긴 했어. 신생아실에서는 5시에 유축한 모유를 다 먹이고 분유로 보충까지 했는데도 네가 계속 칭얼대서 엄마 젖을 물고 있으면 좀 잘까 해서 수유콜을 조금 일찍 주셨다고 하시는데 너는 직수를 계속 거부하고 결국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울더라고.


지나고 보니 잠투정이 아니었나 싶어. 어렵사리 젖을 물리고 5분도 되지 않아 네가 수유쿠션 위에서 깊게 잠들어버렸거든. 엄마가 아직은 너의 사인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네. 우리 모자동실 조금 더 자주 하면서 서로 합을 맞춰가보자.


아참 오늘은 엄마 생일이었어. 그리고 다음 주는 아빠 생일이란다. 우리 세 가족의 생일이 이렇게 붙어있으니 네가 클수록 연말이 우리 세 가족에게 얼마나 풍성한 시기가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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