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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수유텀 그리고 직수 중단

생후 22일 험난한 모유 수유의 길 (1)

by 날찌

2023.12.19(화)


집에 온 이후 톤톤이의 수유텀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 같아 걱정이야.


조리원에서는 보통 80ml에 가끔은 간식으로 20ml 정도를 더 먹어서 많이는 100ml 까지도 먹던 네가 집에 오자마자 50ml도 채 못 먹고 잠에 들어버리고, 1시간도 채 안 돼 배고파서 다시 일어나는 패턴이 시작됐어. 배고파 울면 무조건 젖을 물리고 트림시키고 재우면 또 금방 일어나 또 물리고 재우기를 반복하는데 주말 내내 이 간격이 점점 짧아지니 너무 힘들더라. 엄마 아빠 못지않게 너도 너대로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얼마나 피곤하겠나 싶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어.


그러다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오신 날, 수유/수면 기록을 보시더니 수유텀을 잡아서 먹는 양을 늘리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리고는 조금 먹고 금세 배고파 울어대는 톤톤이의 장장 1시간 넘게 안아 달래며 다음 수유텀까지 버틸 수 있게 도와주시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조금씩 먹어서 금방 깨고 잠도 부족해지니, 배고파 울더라도 그 시간을 버텨내 먹는 양을 늘리는 전략을 쓰는 거지. (이 시간을 버텨내려면 역시 양육자의 체력이 받쳐줘야 된다 싶어서 산후도우미님이 도와주신 날부터는 낮잠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단다.)


선생님은 톤톤이의 뱃고래를 늘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하셨어. 그리고 톤톤이에게 맞는 수유텀을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먹는 양을 알아야 하고, 빠는 힘이 너무 약해서 쪽쪽이 같은 걸로 빠는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3일은 직수를 중단하고 유축한 모유를 먹이기로 했어.


처음에는 50ml 먹던 너에게 80ml를 먹이려니 45분 정도 걸리더라. 그마저도 다 먹지 못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는 3시 반 수유텀이 돌아오기도 전에 울어댔는데, 그 시간을 안아 달래며 버텼어. 배고파서 우는 너를 그저 안고 달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결국 3일 만에 80ml를 10분 내외로 먹을 수 있게 됐단다.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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