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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 이제 정말 내려놓아야

생후 45일 험난한 모유 수유의 길 (5)

by 날찌

2024.01.11(목)


수유 자세가 불편한지, 젖이 안 빨리는지, 사출된 모유로 사레가 드는 건지 뭔가 한 번 수 틀리면 젖을 가져만 대도 네가 자지러지게 우는구나. 분명 배가 고픈데 엄마 젖은 입에도 대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다고 먹지 말라고 내비두면 배가 고파서 또 자지러지게 운다. 결국 단단해진 가슴을 뒤로하고 분유를 태워 먹이려는데 이것도 거부하는구나.


안 그래도 요즘에 직수로 충분히 젖이 비워지지 않아 유선염 증상이 하루 걸러 하루 생기길 반복하고 있고. 유축기를 쓰면 오히려 그 증상이 심해지는 거 같아 차라리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손을 짜내며 버티고 있는데 너까지 이러면 엄마가 너무 힘들잖니.


엄마의 분노가 극에 달해서 마침 집에 온 아빠에게 너를 맡겨버리고 잔뜩 성이 난 상태로 샤워를 하러 들어가 버렸어. 이러다 좀 이따 배고프다고 울면 안 줄 거라며 씩씩대는 엄마와 어딘가 서러워 울어재끼는 너 사이에서 아빠가 난감해하는구나. 엄마도 달래야겠고 톤톤이도 달래야겠고. 너를 안고 남은 아빠의 손이 엄마와 아음이 사이를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토닥토닥 위로를 해주느라 바쁘다. 또 그렇게 엄마 마음이 풀렸다.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아음이 네 마음을 알 수 없어 답답하구나. 그나저나 요즘 엄마가 쓰는 일기가 대부분 모유 수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네. 이제 정말 심각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아. 아무래도 단유를 해야겠다.


(사진은 잔뜩 울어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아빠 품에서 새초롬한 너...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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