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3일 모유 샤워도 아니고
2024.01.19(금)
톤톤이 네가 분유로 샤워를 한 날이야. 모유 수유도 아니고 분유 수유가 웬 말이냐고? 에효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새벽 수유를 한다고 잠결에 일어나 너에게 젖병을 물렸는데 말이야. 평소랑 다르게 준비한 분유를 다 먹길래 엄마가 엄청 신이 났단 말이야. 그렇게 다 먹은 젖병을 치우려는데 엄마 손에 무언가가 주르륵 흐르는 거야. 설마 하는 마음으로 턱받이로 쓴 손수건을 만져봤는데 흠뻑 젖어있는 거 있지. 손수건 아래 스와들업이며 옷까지 분유로 푹 젖어있더라. 그제야 분유의 3분의 1은 네가 아니라 옷이 먹었다는 걸 깨달았지 뭐니.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젖병을 살펴보니 젖병 체결부에 젖꼭지 실리콘이 약간 말려 들어가서 그 사이로 분유가 줄줄 샜던 거더라고. 엄마가 잠결에 조립하면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나 봐. 초반에 바로 알아챘더라면 괜찮았을 텐데 새벽이라 어두운 와중에 잠이 덜 깨서 끝까지 몰랐지 뭐야. 에효.
허탈한 마음으로 멍하니 멈춰있다가 얼른 정신을 가다듬고 신속하게 옷을 갈아입혔어. 이제 엄마도 어느덧 2개월 차. 이제 이 정도는 조금 덜 당황하고 해결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 같아.
그나저나 원래 목욕하는 날은 내일인데 오늘도 해야 하겠구나.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