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5일
2024.01.31(수) 오늘은 톤톤이 2차 예방접종이 있는 날.
이제 의정부로 이사를 가기까지 이틀이 남았다. 마침 이번주가 2차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시기인데 의정부에는 아직 어떤 소아과로 가야 할지 결정을 못해서 일단은 여기에서 맞고 가기로 했다. 아침 첫 수유를 8시 반을 시작으로 정신이 없구나. 너를 트림시키고 엄마아빠는 중간에 당 떨어지면 안 되니까 간단한 식사도 하고 외출 준비까지 바지런히 했다. 정말 서둘렀는데도 10시 반이 되어서야 집을 나섰네. 예방접종은 가능한 오전 일찍 가서 맞으라고 하던데 결국 11시가 넘어서야 주사를 맞았다.
진료 중에 의사 선생님이 몸무게를 보시더니 수유량을 물어보시더구나. 한 달에 1kg은 늘어나야 하는데 지난번보다 800-900g 밖에 안 늘어나서 수유량을 조금 늘려주면 좋다고 말씀해 주시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수유량이 너무 적은 게 맞았어. 속상하구나.
안 그래도 요즘 수유텀이 늘어나 수유 횟수는 줄어들었는데 회당 수유량은 늘어나지 않아 하루 총수유량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거든. 이틀 전부터는 밤중수유 텀이 5시간으로 늘어난 걸 확인하고는 주중 수유텀이 너무 늘어지지 않게 3시간을 딱딱 맞춰 주려고 노력했단다. 비록 수유 횟수는 다시 늘어났지만 하루 총수유량이 700ml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이대로 뱃고래를 늘려보자 싶어. 하루 총수유량을 계산하며 수유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저녁 6시부터 네 회당 수유량이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하는 거야. 6시에는 70ml, 8시 반에는 40ml. 힘없이 잠만 계속 자려는 것도 이상해서 9시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열을 쟀는데 38.6도가 나오는 게 아니겠니. 엄마아빠 둘 다 약속한 듯 말없이 체온을 3차례 더 재봤고 결과는 같았어.
선생님이 밤에 열이 날 수도 있다고 하셔서 약국에서 미리 해열제를 사 왔었는데 이걸 진짜 쓰게 될 줄이야. 2ml만 먹이라는데 네가 침과 함께 뱉어내는 통에 제대로 먹은 건지 알 수가 없는데 이게 또 정량 이상 먹이면 안 된다 그래서 더 주지도 못하겠구나. 일단은 약은 더 못 주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찾아보니 옷을 얇게 입히고 시원하게 해 주라고 하네. 그리고 수분을 신경 쓰라고 해서 10시에 한 번 더 수유를 했는데 역시나 40ml 밖에 안 먹는다. 많이 힘든가 보구나 우리 딸.
그리고 30분에 한 번씩 열을 체크하라는데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미온수로 손수건을 적셔서 몸을 닦아주라고 나와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대기 중이야. 이래서 아이 예방접종하는 날 부모님들이 긴장 상태라고 하는지 이제야 깨닫고 있어.
엄마아빠는 네가 아픈지도 모르고 이사 가기 전에 집 앞에 들어선 스타필드를 구경할 겸 선물 받은 아가방 옷을 교환하러 가자고 너를 아기띠로 안고 2시간이나 밖에 나갔다 들어왔는데. 너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앞으로 네 예방접종일은 좀 더 신경 써서 네가 아픈지 빨리 캐치해 볼게.
얼른 열이 떨어져야 할텐데. 힘내보자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