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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에 만난 딸내미

생후 70일

by 날찌

2024.02.05(월) 새 집으로 이사하고 3일 만에 모녀 상봉


엄마는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고, 집에 사는 사람의 동선을 고려한 정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사할 때마다 이삿짐 업체에서 넣어준 짐들이 맘에 들었던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래서 이삿집을 모조리 끄집어내어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하고 새 집에서의 생활 동선을 고려해 가구를 재배치하고 정리를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고 집이 커진 만큼 정리 기간도 길어졌는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외삼촌까지 외가 식구들이 총 동원해 너를 돌봐주신 덕분에 엄마가 마음 놓고 주말을 꼬박 정리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까짓 거 대충 하면 되지"라고 말하며 톤톤이 빨리 데려가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엄마가 충분히 집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어찌나 고마웠는지 몰라.

지난했던 집 정리를 마치고 그동안 톤톤이를 돌보느라 고생하시는 외가 식구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월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너를 데리러 갔다.


3일 만에 만난 톤톤이는 엄청 성장해 있더구나. 엄마가 순간 ‘내가 알던 톤톤이 모습이 아닌데’하고 멈칫할 정도로 말이지. 느낌상 볼살이 포동포동해진 거 같았는데 수유 기록을 보니 매 끼니를 120~130ml씩 먹어서 하루에 750ml나 먹었더라고. 몸무게 역시 200g이나 늘어서 5.5kg이 되었어. 기특하구나. 그나저나 엄마에게 오자마자 100ml 정도만 먹는 걸 보면 네 뱃고래의 문제가 아니라 먹이는 사람의 스킬 문제였나 싶어 괜히 의기소침해지네. 외할머니가 집에 놀러 오셨을 때 잘 먹이는 팁을 전수받아야겠어.


아 그리고 톤톤이 얼굴이 너무 빨개서 깜짝 놀랐단다. 처음에는 더워서 그런가 싶었는데 볼을 만져보니 까끌까끌한 게 건조해서 피부가 일어난 거 같더라고. 외할머니가 목욕할 때 바르는 거 아니냐며 3일 동안 로션을 한 번도 안 발라주셨다고 하시는데 아차 싶더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네가 더워서 볼이 빨개지는 줄 알고 문만 계속 열었다고 하시면서 아무리 시원하게 해 줘도 볼에 빨간 게 없어지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하셨데. 결국엔 그냥 안 씻어서 꼬질꼬질해진 건가 싶어 엄마가 얼른 와 톤톤이 목욕을 시켜주길 바라셨다고 해서 빵 터졌지 뭐야. 다행히 오늘 하루 종일 수시로 보습해 줬더니 지금은 피부색이 많이 돌아왔다. 역시 아가 피부의 재생력은 엄청나구나.


퇴근한 아빠도 이틀 만에 폭풍 성장한 톤톤이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오늘 저녁은 아빠가 먹여줬는데 이 글을 쓰기 전에 수유 기록을 보니 아빠도 130ml 먹이기에 성공했네. 세상에 엄마가 먹이는 게 어디가 불편한 거니? 어째서 엄마만 목표 수유량에 미달하는 건지 흑흑. 조금 이따 막수 때는 160ml를 줄 테니 더 먹어보자.


IMG_9805.jpeg 새 집에서 우리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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