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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Mar 01. 2024

유모차 적응기

생후 77일

2024.02.12(월)


이 동네로 이사 오고 처음 우리 세 가족이 산책을 나갔단다. 그동안은 차에 카시트를 태워 병원을 가거나 아기띠를 하고 산책을 나간 게 다였는데 오늘은 유모차를 태웠지.


사실 얼마 전에 외가댁에서 유모차를 처음 시승했을 때 네가 너무 심하게 울어대서 유모차를 거부하는 건가 싶어 큰일이다 싶었거든. 그래서 오늘은 일단 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슬그머니 유모차에 태워봤는데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아빠의 까궁에 웃어주더라고. (요즘에 새로운 소리를 많이 내기 시작한다. ‘어흠, 냐앙, 끼얏”) 아빠는 그 기세를 몰아서 너를 태운 유모차로 집안을 활보하는구나. 


유모차도 잘 타겠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고 외출하고 와서 목욕하면 딱이겠다 싶어 냉큼 밖으로 나온거란다.


외출복으로 지난달에 구매했던 하얀 털 외투를 입혔는데 너무 귀여운 거 있지. 생후 100일 전까지는 폭풍 성장을 하기 때문에 지금 네 사이즈에 딱 맞는 외투를 사면 몇 번 못 입을 것 같아 그동안은 아예 큰 사이즈의 외투를 구매해 입혔었거든? 그러다 선물 받은 옷을 교환하러 들른 매장에서 이 외투를 보고 네가 입은 모습을 상상해보니 안 살 수가 없었어. 


역시나 너무나 귀엽구나. 가끔은 이렇게 이성적이지는 않지만 설레는 소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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