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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Mar 08. 2024

첫 도장, 첫 통장 거래

생후 87일

2024.02.22(목)


엊그제 너의 첫 도장이 집에 도착했단다. 


요즘엔 돌테크라고 해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디자인의 돌을 골라 탯줄을 예쁘게 금장으로 입혀서 도장에 안에 넣어 만드는 탯줄 도장이 유행이더라고. 엄마도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탯줄을 도장에 넣으면 네가 성인이 되어서도 쓰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적당히 단정한 도장을 찾아 주문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돌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엄마 손이 느려 원하는 디자인의 돌 구매에 번번이 실패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야)


네 이름에는 이응(ㅇ)이 많이 들어가서 동글동글한 테두리로 제작했어. 돌 색깔도 발랄한 베이지색으로 고를까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오래 쓸 도장이라 생각하고 차분한 회색을 골랐다. 선거석이라는 돌인데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돌무늬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돌에 새긴 각인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인감으로도 쓸 수 있는 도장이니 네가 커서도 오래도록 잘 사용해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 도장을 가지고 네 통장을 개설하러 왔어. 입출금 통장에 찍힌 첫 번째 내역은 '외할아버지 세뱃돈'이다. 앞으로 네가 받는 용돈은 엄마가 꿀꺽하지 않고 철저히 네 통장에 넣어줄게. 만 12세가 되면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데 그때쯤 경제교육을 시작해 스스로 돈을 모으고 쓸 수 있게 해야겠다.


아 그리고 증권계좌도 열었단다. 요즘 엄마 아빠가 증여세 공부를 하고 있는데 10년에 최대 2천만원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어서 네가 성년이 되기 전까지 2번에 걸쳐 총 4천만원을 증여할 수 있겠더구나. 이 돈으로 탄탄한 기업의 주식과 S&P 지수에 투자할 예정이야. 비과세로 증여한 돈으로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도 비과세 대상이라고 하니 예적금으로 넣어두는 것보다 주식 투자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인 거 같아. 이 돈으로 네 학자금을 보태줘야겠다.


네가 성년이 되었을 때 이 육아일기와 증권 계좌가 너의 사회생활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투자할 주식이 부디 상장폐지되는 일만 없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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