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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Mar 08. 2024

분유 정체기

생후 87일

2024.02.22(목)


최근 2주 사이 수유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기록을 보니 10주까지만 해도 회당 130ml 이상은 먹어서 하루 수유 총량이 700ml는 거뜬히 넘겼었는데 최근에는 한 번 먹을 때 100ml을 넘기기가 힘드네. 어떨 때는 50ml 밖에 안 먹어서 신생아 보다도 적게 먹는 네가 너무 걱정된단다. 밤잠이 늘어서 수유 횟수는 6회로 줄었는데 수유량도 같이 줄어버려서 하루 총 수유량이 600ml을 겨우 넘기고 있어. 


억지로 먹여보기도 하는데 네가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거부하는 통에 이렇게 먹이다간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야. 몸무게도 이번주부터 정체기가 온 거 같은데 먹지를 않으니 성장도 멈춰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찾아보니 분유 정체기라는 게 있더구나. 육체적으로 급 성장기가 지나고 나면 정신적으로 힘든 원더윅스가 찾아오는데 이때 갑자기 수유량이 줄어들기도 한다네. 또 어떤 글에는 생후 100일 전후로 침샘이 발달하는데 아직 침을 삼키는 게 익숙하지 않다 보니 침과 함께 분유를 넘기기 힘들어서 그렇다고도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요즘 네가 뭔가를 꼴깍꼴깍 삼키는 소리를 내서 들여다보면 입 안에 고인 침을 한 번씩 크게 삼키는 것 같던데 아마도 이래저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나 보다.


이것도 한 때라고 하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야겠어. 억지로 먹이던 것도 멈춰야겠다. 얼른 다시 안정을 찾아 먹는 양이 늘었으면 좋겠구나.


어떻게든 널 먹이겠다는 아빠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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