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찌 Mar 16. 2024

엄마아빠는 이제 밥을 따로 먹지 않는다

생후 99일 아이도, 부모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2024.03.05(화)


엄마가 얼마 전까지 너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거 기억하니? 엄마는 이런 고민이 들 때면 책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는 편이란다. 이번에도 아직까지 완독은 못한 똑게육아라는 책을 펼쳐 들었다. 목차에서 놀이에 관련된 페이지를 찾아 차분히 읽어보았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아래와 같이 구분하더라고.

1:1 스페셜 타임 : 아이와 양육자 단 둘이 밀접하게 질적인 시간을 보내는 시간

솔로 타임 : 아기가 안전함이 보장된 상태에서 혼자 스스로 탐험하며 창의성을 기르는 시간

블렌딩 타임 : 양육자가 집안일, 취미생활 등 자신의 일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이 3가지 시간을 보낼 때 부모의 정서 상태와 기운이 어떤지가 각 시간의 질을 결정한다네.


그동안은 네가 깨어 있는 동안은 너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고 네가 잠에 들어야 비로소 엄마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네가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너에게 쏟아내는 에너지가 방전될 때마다 너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에 죄책감이 들고는 했었어. 그런데 그간 너와 함께한 시간을 돌이켜보니 1:1 스페셜 타임이 절반 이상, 아니 99%에 가까웠다는 걸 깨달았어. 이 책에 따르면 엄마가 그렇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더라. 아빠에게도 이 구절을 보여주니 깨달은 바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엄마아빠는 오늘부터 더 이상 밥을 따로 먹지 않기로 했어. 한 사람이 밥을 먹는 동안 한 사람이 너를 돌보는 게 아니라 함께 밥을 먹는 엄마아빠 옆에 너를 앉혀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로 말이야. 혼자 앉혀두면 심심하니 금방 칭얼대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다르게 엄마아빠를 흥미로운 눈으로 뚫어져라 관찰하더라고. 그러다가 식탁 위 등을 바라보기도 하고 어느새 네 손에 쥐어준 치발기를 탐구하기도 하고 말이야. 너를 혼자 두면 그게 방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발달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니. 이제라도 알게되어 참 다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웃는 소리가 어째 엄마를 닮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