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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Mar 20. 2024

백일잔치

생후 100일

2024.03.06(수)


오늘은 톤톤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딱 100일 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어제오늘 양가 식구들을 두 번에 걸쳐 초대해 집에서 나름대로 백일잔치를 치렀어. 


백일잔치라는 게 영아 사망률이 높던 옛날 그 시절 ‘건강하게 100일을 보냈으니 앞으로도 무병장수해라’라는 의미로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는 사실 요즘에 뭐 그런 걸 챙기나 싶어 괜한 어수선을 피우는 일이 아닌가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즐거운 일이더라고.


가족들과 한 공간에서 너의 귀염뽀짝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즐거운 분위기가 참 정겹네. 이런 건 엄마를 닮고, 이런 건 아빠를 닮았네 하며 옛날 사진을 꺼내보며 웃기도 하고 말이야. 요즘엔 명절에도 다들 바빠 이렇게 모여 이야기 나누기 쉽지 않거든. 


아 그리고 건강과 장수를 의미하는 여러 종류의 떡과 과일을 구매해 옆집, 위아랫집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하도 흉흉한 뉴스가 많아서 문도 안 열어주시려나 싶었는데 다들 너무 밝은 얼굴로 축하해 주시더라고. 게다가 백일 축하한다며 옆집은 모자를 아랫집에서는 신발을 사다 주셨다. 우리도 그분들께 좋은 이웃이 되어보자 톤톤아.


지난 이틀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니 몸은 고되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온기 덕분에 마음만큼은 매우 따뜻한 저녁이야. 톤톤아 다시 한번 백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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