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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Apr 03. 2024

드디어 12시간 통잠

생후 103일

2024.03.09(토)


2주 전만 해도 분유 정체기가 와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최근 1주일 사이 먹는 양도 늘어나고 밤 수유 1회도 시간대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힌 것 같다. 이제는 슬슬 12시간 통잠을 위해 밤 수유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어제 새벽 수유량을 20ml 정도 줄였단다. 평소 먹던 양보다 적었는지 젖병을 떼자마자 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구나. '아 이제 울려나' 싶었는데 다행히 곧바로 다시 잠들었다. 네가 울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며 돌아오는 새벽에도 똑같이 줄인 양으로 먹이기로 했지.


그리고 오늘 아침 밝은 햇살에 눈이 떠졌어. '음? 밝은 햇살?' 흠칫 놀라 바라본 시계는 7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더구나.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했지. 내가 새벽에 일어났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는 일어난 기억이 없는데 혹시라도 아빠가 일어났나 싶어 거실로 나가 수유일지를 봤는데 아빠도 수유한 기록이 없더라고. 세상에 네가 드디어 11시간 통잠을 잤다!


네가 12시간을 통잠을 잔 기념으로 아빠와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잘 자주나 회고해 봤어. 처음에 집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지킨 수면 교육은 낮밤 구분을 철저히 하는 것뿐인 거 같더라고. (그래서 요즘 엄마 아빠 눈이 침침한가...?) 그렇게 2개월이 지나서는 하루의 첫 수유, 마지막 수유의 목표 시간을 정하는 고정축을 만들었다. 왜냐면 그 무렵부터 네가 저녁 8시가 지나면 매우 졸려하며 그 이후 수유를 할 때 거의 자면서 먹는 꿈수 수준으로 먹고 트림하고 재우는 패턴이 자리 잡았었거든. 그러더니 밤 수유가 3회에서 2회로 2회에서 1회로 차근차근 줄어들더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너는 네가 어떻게 커야 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본능적으로. 엄마는 네가 그 과정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잘 따라가며 도와주기만 하면 되는 거 같아.


이제 밤 수유를 안 하는 날이 많아질 거 같은데 그러면서 하루 총수유량도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분리 수면을 준비해 보려고 한다. 이번 한 달은 분리 수면을 준비하며 누워서 잠드는 연습도 해보자꾸나. 엄마 아빠가 도와줄게. 힘들면 언제든 다시 돌아가도 되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요새 아침에 눈을 뜨면 네가 옆에서 엄마를 이렇게 빤히 쳐다본단다. 앞으로 분리 수면 하게 되면 일어나자마자 봤던 네 미소를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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