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자기 계발서로 인생을 바꾸는 법

by 날찌

평소에는 자기 계발서를 그리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씩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강한 이끌림에 자기 계발서를 구매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 십중팔구 내 인생 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어쩌다 한 번씩의 시점을 돌이켜보면 내 삶의 돌파구가 혹은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낄 때였다. 절실히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핏(fit)이 딱 맞는 책을 찾았던 게 아닐까 싶다.




20대 초반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내 미래가 너무 걱정됐는데,『시크릿』과 『연금술사』를 읽고 '막연해 보이는 미래의 꿈만 생각하다 당장 내 앞에 주어진 기회들을 놓치지 말자. 그 꿈을 마음속에 품고 바로 앞에 주어진 길을 가다 보면 그 꿈에 가까워지는 또 다른 기회들을 이정표처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 그 꿈이 단단해져 있고 그 꿈을 이룰 것이다'라는 가치관을 세울 수 있었다.


실제로 나의 20대는 남들이 봤을 때는 어디로 뛸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경험과 커리어의 경로가 다양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모든 경험과 커리어를 '그냥' 선택한 적은 없다는 걸.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꿈은 조금씩 바뀌었고 단단해졌지만, 무관해 보이는 그 모든 길들은 지금의 나를 만든 아주 소중한 빌드업이었다는 걸.


20대 초반에 정립한 가치관은 30대 초반까지의 나의 구심점이 되어줬다. 그 덕에 운 좋게도 20대 후반에 나의 적성에 딱 맞는 직군도 찾아 자리를 잡았고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눈코 뜰 새 없는 시기를 보냈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업력이 조금씩 쌓여 어느새 9년 차 직장인이 되었고, 20대 초반에 나를 지탱해줬던 가치관은 이제 낡을 대로 낡아버려 내 삶이 다시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예전처럼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빼고 모두 업무에 투자하면서 성장하던 시기는 지났고, 새로운 일도 예전에 비해 1/3 정도의 시간만 투자해도 금방 처리할 수 있다 보니 업무 전후로 배움의 의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발전에 대한 의지가 점차 사라졌고 나의 일상은 지나치게 단조로워졌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고 그만큼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기까지 하면서, 결국 최근 1년간 나의 매일은 9시 출근 10분 전 일어나 책상에 앉아 비몽사몽 간에 업무를 하고 칼퇴를 하고 나면 자기 직전까지 TV를 보며 배달음식과 맥주를 먹다 잠에 드는 생활을 연속이었다. 그리고 점점 몸이 아파지는 날이 늘어났고, 몸무게는 어느새 앞자리가 2번이나 바뀌었다.


이런 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찾아올 무렵, 우연히 SNS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기상 후 1시간』 책을 발견했는데 앞서 말한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이 느껴졌고 바로 그날 구매해버렸다. 책을 읽기도 전에 또 다른 인생 책을 만났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1. 첫 번째 리딩 - 동기부여를 받기 위한


매일 30분 정도 한 챕터씩 읽어나갔는데 처음엔 읽고 싶은 주제가 있는 챕터부터 가볍게 읽었다. '나도 이렇게 하고 싶다' 동기부여를 받는 정도로.


보통 자기 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자는 항상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고 독자는 그 정답을 그저 착실히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 같은 메시지에 거부감을 느껴져서라고 한다. 저자가 독자의 개별적인 상황을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기 계발서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수만큼 답도 여러 개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자기 계발서와 달랐다. 어떤 사람은 미라클 모닝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새벽 4~5시에 일어나지만, 어떤 사람은 8시에 기상하기도 한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각자가 최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개인의 행복감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 두 번째 / 세 번째 리딩 - 실행을 위한


나도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하고 두 번째로 책을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나에게 효과적일 것 같은, 내가 당장 시작하기 어렵지 않은, 내가 좋아할 것 같은 루틴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진짜 이걸 다 할 거야'라는 부담스러운 생각은 버리고 '이건 해봄직하다' 하는 루틴을 가볍게 골라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읽을 때는 그중에서도 당장 몇 달 동안 시도해볼 루틴에 밑줄을 그어보면서 메모를 한다. 메모의 방향은 크게 2가지다.


가장 먼저 그 루틴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될만한 요소를 적어본다. 방해가 될만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까지 루틴으로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운동을 하고 싶은데 아침에 의지를 가지고 요가매트를 까는 것부터가 어려워서 운동을 안 하게 된다면, 아예 전날 저녁 자기 전에 요가매트를 깔아 두는 걸 저녁 루틴으로 잡는 거다. 그럼 아침에 일어나서 매트를 깔아 말아하는 내적 갈등 없이 일단 요가 매트에 철퍼덕 앉는 것 쉽고 자연스럽게 운동을 하게 되는 거다.


두 번째는 어떻게 하면 내 수준에서 가장 만만하게 시작해볼 수 있을지 끄적여보는 거다. 예를 들어 아침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고 싶은데 처음부터 30분씩 거창한 운동을 하자고 하면 하루 만에 포기할 게 뻔하니까 플랭크를 1분만 하고 미련 없이 요가매트를 바로 접어버리는 계획을 세우는 거다. 플랭크 1분도 과하다면 20초씩 끊어서 3번만 하자로 처음엔 목표를 가지다가 30초씩 2번 이런 식으로 목표를 아주 찔끔찔끔 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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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이 책을 만나고 아주 작은 단위부터 시작한 루틴은 6개월이 지난 지금 꽤 단단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1) 기상시간을 앞당긴 것과 2) 어떤 형태(비공개 메모,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로든 하루 열 문장을 무조건 쓰게 됐다는 거다.

지난 6개월의 기상시간 기록


중간에 무릎을 크게 다치기도 하고 여러 번의 슬럼프로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시작할 때처럼 작은 단위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 그 끈을 계속 이어온 결과이다. 삶이 무료해진 30대 중반에 이 책이 나게 준 변화를 몇 가지로 압축해 다음 글에 녹여보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원동력이 되길 바라며.


Photo by hay 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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