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도 스스로 놀이를 선택한다고요?

학습자중심교육과정: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아이가 선택한다.

by 남효정

"영아가 스스로 놀이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

"영아가 배움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대다수 부모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합니다.


"유아는 당연히 배움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영아는 무언가 성인이 도와주고 이끌어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


자, 여기 3개월 영아가 침대에 누워있고 영아의 눈앞에는 낮게 달아놓은 흑백의 단순한 패턴 모빌이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마침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와 모빌이 살짝 흔들립니다.


그때 영아는 어떻게 하나요? 흔들리는 모빌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눈동자가 모빌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고 작은 손을 뻗어 모빌을 만져봅니다. 아이는 손끝으로 느껴지는 보드라운 감촉도 느낍니다.


“어? 이게 뭐지? 강아지 모빌이네. 우리 OO이가 강아지 모빌을 손으로 잡았구나.”


영아는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듣습니다. 또, 자신을 들여다보며 발바닥이나 손을 만져주는 엄마와 눈 맞춤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나는데요 , 이때 영아는 수동적인가요? 아니면 주체적인가요?


영아는 이 짧은 순간에도 여러 가지 경험을 주도적으로 하고 그 경험에 의한 자극은 뉴런과 뉴런과의 연결인 시냅스의 발달을 촉진하여 영아의 뇌를 발달시킵니다. 아이들은 이미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움직이고 배우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미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완벽한 학습자인 것입니다.


엄마의 눈을 바라보는 아기

영유아기는 좌뇌와 우뇌의 균형적인 발달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흥미와 관심, 발달욕구에 따른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작동할 때 아이 스스로 깊이 탐구하는 힘이 생기고 이에 따라 뇌의 시냅스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뇌발달이 촉진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엄마와 아기가 서로 마주 봅니다. 그리고 엄마는 다정한 목소리로 아기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스킨십도 하고 아기가 좋아하는 소리도 내줍니다. 아기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엄마가 나를 좋아해.'

'엄마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네.'

'이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이야.'


뇌발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애착(attachment)을 함께 다루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애착이란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관계에서 나타납니다. 양육자와 아이의 경우 생후 1년간 엄마와 애착을 맺고 2살이 되면 아빠와의 애착이 강화되어 부모 양쪽에 대한 애착이 생성됩니다. 애착은 훗날 타인에게, 자신에게, 주의 환경에 대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기반이 됩니다. 즉, 어릴 적 부모와 안정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이후에 맺게 되는 사회관계 형성에서 매우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여 사회에 잘 적응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타인과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변연계의 구조] 출처: 뇌과학의 모든 것(2015), 박문호, Humanist



만약, 아이가 이 시기에 양육자와 안정적인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강압, 방치, 학대, 조건부 사랑을 받았을 경우 애착 손상이 생깁니다. 영유아기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는 자율신경계에 손상을 입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애착 손상으로 인해 뇌의 편도체, 해마,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 등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애착손상이 된 아이는 다른 사람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사람에게 버림받게 될 거란 생각으로 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영유아기 뇌는 정서의 뇌부터 발달합니다. 정서의 뇌는 식욕, 감정조절, 수면, 기억력과 자기 조절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상을 편안하게 경험하는 아이는 정서의 뇌가 안정적으로 잘 발달합니다. 그런데 요즘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 걱정입니다. 왜 그럴까 살펴보았습니다.


"요즘 들어 아이가 저만 보면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많이 냅니다."


부모교육에서 만난 자상해 보이는 한 아빠는 교육이 끝난 후 저에게 고민을 말씀하셨습니다. 만 2세인 아이는 아빠가 퇴근하는 시간이면 놀다가도 아빠를 향해 뛰어가 안기며 아빠를 반겼었는데, 요즘 들어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요즘 새롭게 시작한 것이 있을까요?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신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아빠는 머뭇머뭇합니다. 제가 혹시 학습지 같은 거를 시작하신 게 아닌지 조심스럽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 아빠는 맞다고 한 2주일 정도 되었다고 하며 자신이 퇴근 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아이가 학습지를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학습지를 밀리면 안 된다고 아이에게 여러 번 강조하고 안 했을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낸 경험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빠=놀이=즐거움--> 긍정적 정서

아빠=학습지 검사=혼나기--> 부정적 정서


저는 학습, 배움을 이야기할 때 그 행위를 할 때 아이가 어떤 정서를 경험해 보는지 살펴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무언가 배운다는 것은 긍정적 정서와 연결될 때 반복되고 아이에게 성취감을 안겨줍니다. 만 2세 영아는 아빠가 퇴근하여 몸으로 놀아주었던 때는 즐거움을 느끼며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기 때문에 스스로 잘 배워나갔을 것입니다. 아직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학습지를 한 경험은 아이에게 어떠하였을까요? 아빠에게 학습지를 검사받고 혼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았으며 '공부는 재미없다', '나는 공부가 싫어.', '공부시키는 아빠도 싫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뇌발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져옵니다.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좌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그 결과 아이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온몸을 움직이며 오감을 사용하여 배우는 단계인 영아기 아이에게 추상적인 개념을 심어주는 학습지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물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이하는 것이 영아가 스스로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영아가 잡고 일어서는 시기가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종일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는 연습을 합니다. 그러나 몸의 균형감각이나 대소근육 발달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관찰하고 지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이 시기의 영아에게 때때로 이런 말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위험해. 이제 그만하고 앉아서 놀자."


잡고 일어서기를 배우는 아이에게 앉아서 놀자고 하는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입니다. 충분히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OO아, 잡고 일어나고 싶었구나. 영차~! 엄마 손 잡고 일어나 볼까?"

이렇게 영아의 마음을 읽고 영아가 잘 배울 수 있도록 바꾸어서 상호작용 해보세요. 영아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미다. 영아의 놀이 선택을 존중하고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영아는 쉽고 간단한 놀이를 반복함으로써 안정감을 얻고 자신에 대한 유능감을 키운다는 것을 인지하고 영아의 입장에서 충분히 놀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가요? 이것으로 영아도 스스로 선택하여 놀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세요. 이것은 아이들의 기본권리이자 뇌가 잘 발달하도록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화, 목: 우리 아이 뇌를 깨우는 행복한 놀이

월, 토: 달콤한 창작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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