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수 그림
요즘 비가 자주 내린다. 여러분은 어떤 우산을 쓰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노란 우산, 빨간 우산, 무지개 우산 등 색색깔의 우산을 사주었었는데 아이들이 성장하고 나니 집에는 검은 우산과 편의점의 흰 우산이 하나 둘 더해지며 우산 통을 가득 채우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멜로디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물건을 가리키고 사고 계산하는 사람, 가방 메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발걸음, 심지어 마트에서 바닥에 누워 무언가를 사달라고 칭얼거리는 아이의 온몸으로 전하는 투쟁에서도 멜로디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 주인공 아이 에반이 세상의 모든 것을 멜로디로 듣고 표현하는 장면에서 너무나 공감이 갔다. 나는 지금도 그 장면을 여러 번 돌려볼 정도로 사랑한다.
오늘은 류재수 작가가 그린 글 없는 그림책 '노란우산'을 소개한다. 이 책은 비 오는 날의 멜로디를 그림으로 표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들어보면 그 멜로디는 물방울처럼 영롱하고 아름답다.
그림책 겉장은 흐린 하늘을 표현한 듯 회색 바탕에 노란 우산이 하나 등장한다. 길을 걸어가는 한 아이가 연상된다. 한 장 넘겨보자. 역시 눈이 편안한 미색이 도는 흰색 여백이 우리를 맞이한다.
이제 제목 페이지다.
비 오는 날 노란 우산을 쓴 아이가 한 명 등장한다. 우산에 가려서 상체는 보이지 않으나 비옷에 장화를 신은 모습이 귀엽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볼 때 얼굴이 가려진 뒷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누구지?"
큰 아이가 웃으며 나를 본다.
"누구지?"
작은 아이가 목소리 톤까지 형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며 큰 아이와 나를 번갈아서 본다.
"움직인다. 노란 우산이!"
"어디 가는 걸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