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어린 학습자
여러분은 양동이로 놀아본 적이 있는가?
나의 어릴 적 양동이에 대한 기억은 늘 샛노란 참외와 함께 내 마음에 달콤한 느낌으로 자리하고 있다. 햇살이 뜨거운 여름방학에 매미소리 드높아지면 한낮의 공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후덥지근했다. 덜덜 거리는 선풍기와 흐르는 땀을 닦다가 마루에 벌러덩 누워서 딩굴거리다 보면 샘터 옆에 약간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가 있었다.
양동이를 발견하고 나는 바로 벌떡 일어선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어제 이미 이 양동이로 참외를 한가득 따왔지만 참외밭에 들어서니 다시 마법처럼 여기저기 샛노란 참외가 보인다. 혹여나 땅에 직접 닿아서 물러질까 정성껏 지푸라기를 깔아준 참외밭에서 참외들은 배꼽을 드러내고 안방에 뒹구는 동생들처럼 마음껏 뒹굴며 익아가고 있었다. 나는 요기조기 둘러보고 샛노랗게 익은 참외만 골라서 양동이에 조심스레 넣는다. 까슬까슬한 참외 이파리에 다리가 슬려도 개의치 않는다. 싱싱하고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 참외를 조심스럽게 비틀어 딴다.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해 보면 이들도 양동이를 참 좋아한다.
눈에 호기심이 가득한 아장아장 걷는 남자아이가 하늘색 놀이용 양동이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가서 손을 뻗어 만져보는데 두 개가 겹쳐져 있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지 분리하려고 끙끙거린다.
"진솔아, 겹쳐진 양동이를 빼고 싶어?"
교사는 손으로 양동이를 분리하는 제스처를 하며 아이의 얼굴을 바라본다.
심각했던 아이 얼굴에 미소가 먼지며 아이는 '응'이라고 말한다. 교사가 양동이를 분리해서 주자 하나를 받아 들고 그 안에 모형 바나나, 사과, 당근, 오이 등을 넣어 가득 채운다. 그리고 또 하나를 가져와 퍼즐조각과 숟가락, 작은 컵 등을 하나씩 차례로 넣는다. 어느 정도 놀잇감이 양동이에 차자 아이들 양동이를 뒤집에 와르르 바닥에 놀잇감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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