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단 향기에 취하다
여름꽃은 참 하얗다
산딸나무 꽃이 하얗고
때죽나무꽃이 하얗다
여름꽃은 참 하얗다
이팝나무꽃
조팝나무꽃
옥잠화꽃도 하얗다
싱그러운 초록의 이파리 사이
청초한 얼굴을 하고
오월의 풋풋한 바람 속에서
지금, 바로 여기
춤추는 꽃들
발걸음을 잡아끄는 달큼한 내음
두리번두리번
누굴까 누굴까
아, 너는 보리수나무꽃
그대가 나를 보듯
달디단 얼굴을 하고
밤공기 아래로
꽃향기를 그득 부어놓은 밤
대롱거리는 꽃송이
별처럼 내려앉은 제주
어느 이름모를 언덕에서
보리수나무꽃
너에게 취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