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 앞 토끼풀밭에는
엄마 고양이 한 마리와
아기 고양이 세 마리가 산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아기 고양이들은
앞 발로 제비꽃도 건드려보고
노랑나비도 쫓아다니다가
뒹굴뒹굴 구른다 여름 풀밭을
바람이 분다
봄을 닮은 황금빛 털이
바람에 바르르 바르르
아침 햇살 속 엄마 고양이는
까무룩까무룩 졸음이 쏟아져도
아가들이 노는 모습을
빠짐없이 다 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얘들아, 그만 놀고 공부해야지
엄마가 심각한 얼굴로 꾸중을 하면
아기고양이들 장난이 주춤주춤
엄마를 따라 제법 날카로운 눈매로
나무 위 작은 새들을 쏘아보다가
후다닥 살구나무를 타고 올라가
새를 잡는 시늉도 한다
봤지, 거의 잡을 뻔한 거
봤지, 내가 얼마나 빠른지
그런데 이제 잠이 와요
아기 고양이들이 엄마 몸에 기대어
가르랑 가르랑 소리를 내다가
제비꽃 만발한 꿈 속으로 스며든다
귓가를 간질이는 손길
살짝 눈을 떠 보면
와글와글 집에 가는 아이들
황금빛 털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작은 손
내 눈을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
아, 오후 햇살이 따사로워
또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