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막 열심히 달리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일이 버거워서 쉬고 싶은 날이 아니다.
내가 노력하는 것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지친다.
뭐든 노력하고 지속하면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세상에는 못하는 건 없다. 안 할 뿐"
동기 부여가 필요할 때 스스로에게 말한다.
동기 부여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한다.
실제로 못하는 게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시도하고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며칠이 걸리든,
몇 년, 몇 십 년이 걸리든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산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맞네. 세상엔 해도 안 되는 게 있네 라는 말이 나온다.
지치는 마음이 들 때 이렇게 타협하는 마음이 생긴다.
븅신.
입에서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날이 그렇다.
매일 성장하지 해야 하지, 도태되고 회귀하는 게 용납이 안된다.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너무 높은 잣대와 기대감을 가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했던 때가 있었다.
상황, 환경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관계가 어그러졌다.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들로부터 얻어진 경험은 낮은 자아를 만들었다.
그 낮은 자존감, 상처 난 자존감의 시작은 작은 한 부위 었는데 점점 번져서 전신까지 번졌었다.
덕분에 관계에서도 자신이 없었고, 공부에도 자신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꽤 높은 자존감을 세우고 당당히 서있다.
숱한 노력의 시간과 결과물, 지금 하는 일과 기록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준 듯하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자존감보다 타인이 나를 인정해 주고 세워주는 힘이 더 크게 느껴진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준다.
세워주고, 인정해 준다.
글을 쓰고, 책을 쓰고 난 뒤 얻게 된 작가 타이틀,
영어 공부하고 코치가 되고 난 뒤 얻게 된 코치 타이틀이 지금의 내게 주는 가장 큰 자존감이다.
물론 나의 건강한 자아 성장을 위해서는 신앙이 큰 역할을 했다.
학창 시절에 친구와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마음을 글로 끄적였었다.
가정 형편으로 편입학을 할 수 없었을 때도 펑펑 울면서 흰 종이가 까맣게 되도록 끄적여 한 페이지를 메웠었다. 그렇게 마음을 마구 끄적이고 나면 뭔가 마음이 평안해지고 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니까, 글을 장황하게 잘 쓰고 어떻게 표현하고 가 아니라 그냥 끄적였을 뿐인데 마음 정리가 된 거다. 친구나 엄마에게 말로 못할 내용들도 손으로 적어서 편지를 전해주고 나면 마음이 편안했다. 말로 하는 것보다 더 표현이 잘 됐던 기억이난다.
오늘도 그날처럼, 마음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떻게 매일 맑음, 기쁨, 신남일 수 있겠는가.
꼭 한 번씩 이런 주기가 오는 데 오늘이 그렇고 요 며칠이 그렇다.
그냥 그럴 땐 받아들이고 글로 풀면 된다.
다른 어떤 취미로 기분전환 하는 것보다 가장 빠르고 명쾌하다.
글쓰기도 버거워서 딱 5줄만 써야지 생각하고 두들겼는데 이만큼 썼다.
역시 글은 써야 된다.
글쓰기는 그런 거다.
그냥 내 마음을 툭 던져놓고 이런 말 저런 말 자연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작업이다.
다른 사람이 볼까 봐 멋들어지게 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솔직하게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기록할 수 있는 게 글이다. 일기 쓰듯이.
오늘은 일기처럼 마음하나 툭 던져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