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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May 02. 2023

모르는 게 약

무소식이 희소식




놓쳤다!!! 

이미 결제 한 뒤 5분도 안되어 할인 행사가 있는 걸 알았다. 

이런 젠장. 

적어도 2만 원은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런가 싶다가도 2만 원이면 나에겐 적은 돈 아니다.  뭐 이미 글 쓰기 전에 그 까이거 쿨하게 털어버렸긴 하다. 그래도 못내 글감으로 삼아 글을 적는 건 마음 한 번 더 곱씹기다. 


밀리의 서재 구독이 PC에서 구입하면 1년에 99,000원이다. 스마트 폰과 아이패드에서 결제하는 가격보다 저렴하다. 왜 각 기기별 가격을 다르게 설정해 놨는지 몹시 궁금하다. 이건 밀리의 서재뿐 아니라 다른 앱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무슨 차인지 찾아볼 여력까지 없어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그저 나는 최저가에 구매하면 되는 거다.


구독이 끝났다. 6개월, 1년, 2년 그렇게 구독해 오다 어제 기간 만료가 됐고, 그 사실을 오늘 알아차린 뒤 외출해서 돌아와 바로 구매를 했다. 구매 전에 할인 행사는 없다 한참을 찾았다. 찾아도 해당되는 게 없어 그냥 PC 가격으로 구매를 했다. 

그 뒤로 5분 안되어 티몬에서 밀리의 서재 구독 5월 가정의 달 맞이 행사를 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15%도 아니고 30% 할인! 거기다 카카오 페이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 


왓 더! 


찾아봤다. 이미 결제한 내역 환불 안되나? 

환불하고 다시 결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방법은 없었다. 이미 구독 연장 완료 끝. 

한편으론 그거 뭐 더 할인받아서 어쩌겠다고 이렇게 여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니, 빨리 니 할 일이나 해!라고 이너보이스가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단념하고 다른 일을 하는데 자꾸 머릿속에 아깝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리고 바로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나 같은 사람이 있지 말라고 정보를 공유했다. 할인하니까 필요하면 티몬에서 구매하라고!  


그렇게 공유하고 나니 좀 생각이 사라졌다. 어차피 처음부터 99,000원에 연구독 할 거였잖아. 근데 뭐 그 할인 사실 알기 전에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잖아. 이미 결재했고, 뭐 달라지니? 그냥 99,000원에 연구독 한 거도 저렴한 거지. 책 실컷 봐 그럼 되잖아. 혼자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한국어 종이책을 실컷 볼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보니 늘 종이책이 고프다. 사람 심리 참 이상하다. 한국에서 살 때는 종이책 잘 보지도 않고 사서 쟁여놓고, 다른 용도로 쓰기도 했다. 누구 선물해주기도 하고 내 돈 주고 사서 보기도 했다. 누가 선물 주면 보고 또 한 번 읽고 책장에 두었다. 이사 갈 때 되면 몽땅 꺼내 헌 책방에 처분했다. 그렇게 몇 십 년을 살았다. 


남아공에 살다 보니 아쉬운 점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북만 봐야 된다는 거다. 미국은 한국에서 배송료 주고 책도 몇 권씩 주문해서 본다는데 남아공은 너무 멀어서 배송료가 3배나 된다. 책 한 권 붙는 수수료에 등골이 휘지 싶어 선뜻 보내달라고 하지도 못한다. 내가 배송료를 지불할 테니 보내달라고 해도 서로 부담스러워 그냥 포기하고 만다. 가끔 한국 다녀오는 지인 편에 부탁하면 되지 않은가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단 1킬로어도 본인 짐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짐을 가져다준다는 게 얼마나 큰 마음인지 아는 탓이다. 동남아시아였다면 마음이 달랐을 텐데 멀리 사는 사람은 공감할 거다. 


 아무튼, 그래도 전자책을 볼 수 있어서 무척 감사하다. 구독료만 내면 몇 권이고 볼 수 있으니 종이책보다 저렵하기도 하다. 단 밑줄 쫙쫙 긋고 바로 메모를 할 수 없는 불편함은 있지만 방법은 다 있다. 그렇게 밀리의 서재, 리디북, 교보 Ebook을 돌아가면서 이용하는 중이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어차피 그 가격에 살 거였고 할인 행사 소식을 몰랐다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거다. 

그런데 그 정보를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요동치고 어떻게 다시 되돌릴 수는 없나 고민하는 모습을 본다. 

2만 원 할인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무척 아깝다며 말이다. 


그래서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이 있나 보다. 

무소식이 희소식. 

모르는 게 약. 

진리다 진리. 


많이 아는 게 득이고 많이 알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때로는 쓸데없이 많이 알아도 피곤하고 독이 될 때가 있다. 

그래도 이런 정보는 좀 많이 알아도 되는 데 말이다. 


아깝지 않게 1년 동안 책 실컷 다양하게 봐야지! 

 

(필요하신 분 얼른 티몬 가서 사세요 ^^ 6일 남았어요. 조기 소진 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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