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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May 04. 2023

신념에 실행력 +

 목표설정 후 움직여라 시간은 흐른다. 




고등학교 친구 중에 책을 무척 많이 읽는 친구가 있었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틈만 나면 책을 읽었다. 장르 불문 아무거나 막 읽었다. 보통 어려운 책을 많이 있었는데, 당시 책과 거리가 멀었던 나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책을 보기는 하지만 필요에 의해 가끔 보는 것 뿐이었다. 그 친구는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글도 꽤 잘 썼다. 말도 잘했다. 언어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가끔은 말을 번지르하게 잘해서 위기를 모면하는 일도 있었다. 얄밉기도 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정말 본인이 잘 못한 상황이나 누가 봐도 손가락질만 한 상황에서도 그 친구 말에 설득당했다. 오히려 감싸줘야 할 상황이 된 거다. 

 

그 친구는 원치 않은 대학에 갔고, 결국 편입학으로 원하는 대학에 갔다. 그리고 이전에 했던 공부와는 다른 전공인 철학 공부를 하게 됐다. 원래도 책을 좋아했던 친구는 철학과를 가더니 더 어려운 철학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었다. 학자들과 이론이 빡빡한 책을 읽고 논했다. 쓰는 단어나 용어도 점점 더 어려운 말을 골라했다. 때론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같은 말도 했다. 이미 대학생인 성인이었음에도 나는 당최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어려워 대꾸도 잘 못했다. 그냥 말하면 그런가 보다 했다. 그리고 한 번 더 곱씹어 보긴 했지만 영 나와의 연결고리가 없었다. 그래도 계속 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생각에 얘는 언젠가는 책을 내는 작가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편지를 써도 참 읽을 맛이 날 정도로 잘 썼다. 그 친구 옆에 있으면 오징어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어디 가서 말 못 한다, 글 못 쓴다(쓴 일도 많이 없었지만)는 말 들어 본 적 없었는데 (하면 또 기본은 했다) 그냥 늘 나는 친구보다 못한 아이라는 자격지심이 내 안에 있었다. 말 잘하고 글 잘 쓰는데 전공 공부를 하면서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었다. 만나는 사람들도 바뀌었다. 이전에 친했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긴 했으나 태도에서 '너네 유치해' 라는 느낌을 풍겼다. 점점 축이 학교 동아리 모임친구들 쪽으로 기울었고, 그렇게 점점 공유할 거리가 적어지면서 관계가 자연스레 멀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친구는 나중에 작가가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무렵,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 하고 생각이 든다. 내 안에 '나는 할 수 없겠지' 혹은 '나도 언젠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 아빠 친구 중에 콧수염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이름도 잘 안 외워지던 당시 그냥 그 아저씨고 이름을 콧수염 아저씨였다. 지금은 하도 아빠 등쳐먹고 돈 떼먹고 해서 가까이 안 지낸다고 했지만 가끔 연락을 하는 것 같다. 1980년도였는데 아저씨는 단발머리에 부리부리한 눈코입을 가졌고 콧수염이 있었다. 목소리는 늘 크고 행동도 거침없었다. 아저씨를 만날 때마다 무서워서 아빠 뒤로 피하곤 했는데, 아저씨는 날 무척 예뻐했다. 그래도 아저씨가 무섭고 싫었다. 당시 아저씨는 책을 낸 작가였다. 그때만 해도 등단해야 작가가 되는 시절이었는데 정식 작가 등단은 아니지만 돈이 많아 책을 낸 걸로 기억한다. 

제목도 기억난다. '아시나요' 였던 거 같다. 지금 찾아보니 안 나온다. 그 당시에 책을 냈다는 자체는 엄청 놀라웠고 유명한 사람인가 싶었다. 당시 내 나이 6세도 안 됐을 때였다. 잊고 살았는데 그 꼬맹이때 했던 생각이 어렴풋 기억난다.  '우리 아빠는 책 안 쓰나?' '나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책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유명 강사처럼 언변이 출중하지도 않고, 베스트셀러 작가처럼 글을 무척 잘 쓰지도 못한다. 그저 매일 글 쓰고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성장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 쓴다. 다른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도전받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복잡한 내 마음을 글에 덜어내고자 글을 쓰는 날도 많다. 이유가 어떠하든 매일 꾸역 꾸역이라도 글을 쓰려고 한다. 

뭐가 어떻든 중요한 건 나는 벌써 5권의 책을 낸 작가가 됐다는 거다. 디저털 그림 강의도 하고, 몇 차례 책과 관련된 강연도 했지만 이제 진짜 책 쓰기 코치로, 책 쓰기 강사로 강의를 한다. 


한 번이라도 내가 마음에 품었던 생각은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내 삶에 찾아온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이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개념과 비슷한 의미이긴 하지만, 언제라도 내 안에 품었던 생각, 신념은 다시 그 싹을 트고 나올 수 있다는 거다. 심지어 가지고 싶은 물건, 가고 싶은 장소까지 내 현재 재정 상태와 환경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언젠간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그러니, 품은 신념을 내가 계속 생각하고 다짐하고 밀면서 실행력으로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더 빠른 속도로 원하는 것을 잡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종종 한다. 


내가 언제 무의식 중에 그 신념을 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작가가 되겠어!라는 마음을 먹고, 강의를 들었다. 글을 썼고 목표의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왔다. 책 쓰기 강사가 되겠어!라는 마음을 먹고 강의를 들었다. 수료를 했고 무료특강과 정규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설정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왔다. 

영어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훈련했고, 도전했고, 과정을 거쳐 테스트를 보고 코치가 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뭐든 그랬다. 그냥 마음만 먹은 게 아니라 뭔가 했기 때문에 결과가 있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그 시간 안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미래는 달라진다. 

오늘의 나의 모습에 따라 내일은 또 달라질 거다.  

마음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생각과 신념만으로 원하는 목표를 절대 가질 수 없다. 


친구가 철학책 볼 때 어렵다 말고 옆에서 같이 읽을 걸,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책으로 강력한 무기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하는 밤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처럼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계속 이어가면 시간이 또 흐르고 다시 오늘을 기억하는 날이 올 거다. 


무엇인가가 되고 싶다면 신념을 갖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언제라도 이루겠다는 신념에 실행력을 더하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나만의 강력한 무기를 가지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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