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
전하고 싶은 메시지> 고통스러운 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 속의 문장> 우리가 그에게 배워야 할 건 '성공하는 법'이나 '남보다 더 잘 사는 노하우'가 아니라, '나만 할 수 있는 하나의 일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문해력공부, 김종원, 17p>
창조 메시지> 해야 된다면 그냥 하면 됩니다.
아이들 학교에서는 분기별로 SCIENCE FAIR(과학경시대회)가 있다. 이때는 교사가 제시해 준 서너 가지의 과학 실험 목록에서 맘에 드는 것을 선택한다. 고른 주제에 맞는 재료를 준비하고, 며칠에 걸쳐 실험을 한다. 결과는 커다란 보드판에 사진과 글로 적어서 기록한다. 기록한 과제물은 학교에 가져가 친구들 앞에 전시하고 설명한 후 선생님의 평가를 받는다. 이때 평가된 점수는 학기별 점수에 반영되며 아이들은 이 결과를 설렘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이번 분기에도 있었다.
별이는 지난 분기에 이미 끝났다. 작년에 이미 한 두 번 해본 경험이 있는 별이는 알아서 착착 진행했다. 결과물도 쉽게 만들었다. 준비물을 언제까지 사달라고 요청했고, 사다준 재료를 활용해 약 1주일에 걸쳐 실험을 마쳤다. 실험 주제는 입욕제를 직접 만드는 과정이었다. 약간 부족하지만 스스로 힘으로 과제를 다 마쳤다. 이미 다 끝내고 결과까지 받은 별이는 꽤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다며 방방 뛰었다.
이번 분기는 다엘이 차례다. 처음 참여하는 과학경시대회에 근심 어린 목소리로 다가와 쭈뼛거리며 안내지를 내밀었다.
“이거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럴 때마다 다행인 건 별이가 이미 그 길을 닦아 놓았기 때문이다. 먼저 경험한 덕에 다엘이는 수월하다.
“누나한테 물어봐.”
무심한 듯 그러나 믿는 구석이 있으니 쿨하게 다엘이를 은별이에게 보낸다. 그렇다고 별이가 온전하게 다 도와주는 것도 다엘이 성장에 도움이 안 될 거 같다. 일단 물어보고 혼자 궁리하고 필요한 준비재료를 적어 오라고 했다. 다엘이 앞에서는 “별아 다 도와주지 말고 가이드만 해줘.” 얘기하고 별이를 따로 부른다.
“다엘이 헤매면 좀 도와줘. 쟤 혼자 많이 헤맬 거야.”
달걀껍데기가 물과 콜라, 오렌지주스, 포도주스에 반응하는 정도릉 알아보기 위한 실험준비를 마쳤다. 3일간 결과를 사진으로 찍고 글로 적어 기록했다.
이때까지도 계속 뒤로 미루는 다엘이에게 언제 할 거냐, 사진은 찍었냐, 변화 기록은 하고 있냐며 계속 과제를 하라는 사인을 줬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실험 과정을 이제 깨끗이 정리하고 제출할 보드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고 여전히 ‘내일 할게요’ 라며 미루기를 반복했다.
이럴 때마다 이 아이가 왜 그렇게 빨리 못하고 미루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첫째, 어떻게 정리하는지 모른다.
둘째, 뭐부터 시작할지 모른다.
셋째, 하고 싶지 않다.
이유야 많겠지만, '내일 할게요'에는 '이걸 하긴 해야겠는데, 혼자는 못 하겠어요' 내지는 '하기 싫은데'가 포함되어 있다. 알면서도 '그래, 그럼 이리 가져와 같이 해보자' 하지 않는 이유는 '네가 언제까지 하나 보자'는 엄마 마음이 크다. 최근 과제를 제대 안 해가서 벌점을 2번 받았다. 첫 번째 받았을 때도 벌점 받고 깜빡했다며 엉엉 울었는데, 최근에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과제 한 개 탓에 벌점 5점을 받았다. 이 정도 되면 벌점 받기 싫어서라도 숙제를 열심히 할 만도 한데 할 때마다 꾸무적 거린다. 보고 있자니 알아서 척척하는 별이랑 비교되고 답답해 가슴을 친다.
어제는 결국 앞에 불러 세웠다. 그리고 직접 한글을 열어 타이틀을 쳐서 프린트해주고, 실험 과정 사진도 프린트해 주었다. 이제 기한이 1주일 정도 남았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는 시험기간인데 분명 닥쳐서 시무룩한 채로 까칠해질 게 눈에 훤하다. 이제 남은 몫은 네 거니까 아래 내용 넣고 정리해 보라며 보냈다. 그러길 30분이 지났나, 자꾸 티격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이따가 치울 거라고, 그러니까 건드리지 말라고!
내가! 여기다 이거 올려놓지 말랬지!
아직 안 끝났다니까! 네가 저쪽으로 가면 되잖아!
단열재나 방음장치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 남아공 집은 방 사이 벽을 타고 꽤나 선명하게 들린다. 한껏 예민해진 다엘이가 요엘이랑 티격대는 소리다. 결국, 듣다 못해 별이가 출동했다. 옆에서 살짝씩 코칭해 주면서 과제를 마쳤다. 다시 약 30분이 흐르고 다엘이는 다 마친 과제를 들고 와서 내게 검사를 받았다.
"와, 이렇게 잘할 거면서! 어때? 이제 속 시원하지? 과제 다 해버리니까 마음 편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내가 보기에는 살짝 아쉽지만 더 건드리지 않았다. 그대로 가져다가 내라고 했다. 자기가 봐도 제법 잘 만들었다고 느꼈는지 과제 보드를 들고 한 번, 두 번 보면서 위아래로 훑어본다.
"다음번에는? 다음번에도 과제 나오면 미리 할 거야? 너 이제 엄마가 이거 하라는 소리 안 들어서 좋겠다."
히죽 웃더니 종종걸음으로 유유히 문 밖을 나섰다.
늘 그렇다.
뭔가 해야 하는데, 하기는 해야겠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마음이 눌렸던, 하기 싫던, 힘들든 간에 해야 한다면 빨리 해버리는 게 맞다. 마음이 불편하고 하지 않은 일이 짐스럽고 손에 박힌 가시 같이 계속 신경 쓰인다면 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도 편하고, 얼른 해낸 자신에 대한 만족이 생긴다. 혹은, 빨리 끝낸 일을 점검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 또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큰 프로젝트던 작은 일이던, 마음을 짓누르는 일이 있다면 하는 게 맞다.
어제 다음 주에 있을 6월 책 쓰기 무료특강 PPT 자료를 마무리했다. 일단 두 세번에 걸쳐 마무리 해 놓으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 추가 정리 및 리허설 하면 된다. 그리고 6월 정규 수업 신청자를 위한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대로 해보고 싶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날은 찝찝하다. 건강을 위해서 오랜 시간 앉아만 있는 게 쥐약이란 생각에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여 본다. 영어든 그림이든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든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하면 되는 거다. 독서해야 하는데 생각하지 말고 책 읽으면 된다. 글 써야 하는데 생각할게 아니라 글 쓰면 된다. 뭐든 해야 할 게 있다면 조금만 더 바지런해지고 당장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 거다.
6월 책 쓰기 무료특강 신청 안내
https://blog.naver.com/with3mom/223108187218
책 쓰기와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 환영합니다.
알차게 구성했습니다.
기다 하셔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