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태산 될까.
블로그 애스포스트 입금 55,554원
유페이퍼 정산금액 44,980원
이번달 정산받은 금액이다. 누가 보면 콧 웃음 칠 지도 모르겠다. 유튜브, 블로그에 블로그로 월 천만 원 번다는 포스팅도 많다. 월 100만 원은 우습다는 글도 본 것 같다. 뭐 엄청 많은 금액도, 적은 금액도 아니다. 블로그로 아직 수익 못 내본 사람도 있고, 전자책으로 수익 못 낸 사람도 있을 테니까.
자랑할만한 수준의 금액도 아니지만 결코 자랑스럽지 않은 금액도 아니다.
땅 파봐라. 이렇게 돈 나오나.
아침 마당에 전자책 이야기가 나왔는데,
진짜로 천 만원씩 벌고 그래? 네가 쓴 것도 그런 거야?
며칠 전 엄마한테 카톡이 왔었다. 이 문자를 보는 순간 헛웃음부터 터졌다. 나는 아닌데......
어, 맞아 엄마. 그런 사람도 있다던데 전자책 쓴다고
다 그렇게 많이 벌지는 않아. 결국은 콘텐츠도 중요하겠지만
순수 책 값만 이야기하는 건 아니야.
전자책 판매 금액이랑 강의랑 뭐 등등 다른 것까지 되는 경우도 있고.
엄마는 내가 쓴 거도 그런 부류냐면서 물은 건데, 나는 자세하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이제 고작 5만 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뭐 그렇게까지 안 돼서 배 아프지는 않다. 그리고 엄마랑 그 이야기 나눈 걸 잊고 있었다. 오늘 오전 메일 알림과 통장 알림에 번뜩 엄마 말이 생각났다.
'나는 진짜 쨉이 안되네.'
다시 말하지만 부럽긴 해도 배 아프진 않다. 배 아픈 건 뭔가 비슷해야 경쟁구도에서 배가 아플 테니까.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만 같다.
처음 온라인으로 수익을 냈던 게 2020년도였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1년간 열심히 했고,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었다. 애드센스를 달고 4개월에 걸쳐 났던 수익은 10만 원 돈 남짓이었다. 경제활동으로 인한 수익이 전혀 없이 지낸 지 2년 만에 내가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서 냈던 수익이었다. 미친 듯이 기뻤다. 내가 뭔가를 꾸준히 해서 낸 결과였던 탓이다. (애드포스트보다 애드센스가 광고비를 더 많이 준다는데 지금 나는 티스토리를 하고 있지 않으니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어딨 냐는 말도 들었다. 왜 블로그를 네이버로 옮겨갔냐면서)
그 뒤로 천 마스크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수익을 냈다. 온라인에서는 이모티콘 만드는 법을 배워 제출했다. 승인이 된 이모티콘으로 매월 치킨값 정도를 벌었다. 디지털 드로잉 수업을 열어 프로크리에이트 강의를 하고 수익을 냈고, 이모티콘 튜터로 활동하면서도 몇 개월에 한 번 수익을 냈다. 그렇게 온라인에 발 들인 후로 계속 무언가를 하면서 수익을 만들어 나갔다. 지금은 마스크도, 이모티콘도, 프로크리에이트 강의도, 이모티콘 튜터로도 벌어들이는 비용이 전혀 없다. 이모티콘은 팔리지도 않고 있나 보다. 새로 만들어야 알려지는데 고인 물 된 지 오래다.
블로그 수익금과 전자책 비용을 모아서 태산 될 거는 바라지도 않는다. 또 이렇게 말하면, 믿는 대로 된다는 데 내가 너무 믿음과 자기 확신이 없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게 '바라지도 않는다'는 말을 쓴 이유는 더 열정을 쏟는 분야 있기 때문이다. 그저 도구로 쓸 뿐이다.
영어 코치와 책 쓰기 코치로서의 시간과 삶의 파이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내려놓아야 할 분야를 내려놓게 된 거다. 뭔가 하나를 취하면 하나는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더 좋은 것과 덜 좋은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다.
첫 책을 내고 받은 인세는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적었다. 기대보다 더 적은 수입이었다. 잘 팔리지도 않았나 보지만, 처음 계약조항에 작가가 할인 가격으로 직접 구매하는 책은 인세 수입에 잡히지 않는다는 항목이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래서 그 사이 지인이 부탁해 50권, 내가 100권, 100권, 또 지인이 50권씩 부탁한 책은 직접 출판사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인세에서 제외되었다. 뭐든 꼼꼼하게 잘 읽고 알아야 한다. 너무 대충 봤나 보다. 공저에 대한 수입은 아직 없다. 그러니까, 책으로 때 돈 벌겠다는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다. 경험을 쌓기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적게 벌어도 , 돈이 안 돼도 책을 계속 쓸 거다.
그런 말 많이 하지 않나, 돈을 좇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이 따라올 거라는 말.
무슨 말인지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묵묵히 내가 좋아하고, 해야 하는 일에 전념하는 중이다.
성장을 위한 몸부림치는 시간이지만 지속한다면, 10년 후에는 분명 달라져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