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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Jul 02. 2023

생각하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괴리감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는 다릅니다. 

생각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이번 주 내내 아이들과 집에서 닌텐도 스포츠 게임을 했어요. 올해 초 한국에 다녀왔을 때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선물 받은 닌텐도 스포츠 시리즈입니다. 기분 좋게 사주신 외할아버지의 선물을 그대로 외갓집에 두고 온 거죠. 식구들 모두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결국, 친정엄마가 지난번 소포로 보내준 덕에 요즘 스포츠 게임이 쏠쏠합니다. 

아이들이 다른 게임하는 것보다 운동도 할 겸 스포츠 게임을 하니까 보기 좋더라고요. 몸을 쓰는 게임은 다 좋습니다. 물론 머리를 쓰는 게임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몸을 움직이면서 에너지 방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매일 저녁 식사 후에 소화시킬 겸 온 가족이 게임을 합니다. 저는 항상 같이는 못 하지만 남편이 자리를 메워줍니다. 고맙죠. 여기서 함정은, 오히려 남편이 더 신나서 아이들과 스포츠 게임을 즐겨요. 볼링, 테니스, 골프, 축구까지 다양하게 게임을 하고 나면 식은땀이 삐질 날 정도로 운동이 된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해보니까 특히 테니스 칠 때는 승부욕도 돋고 땀도 났습니다. 


손에 조이콘(게임 컨트롤러)을 쥐고 볼링을 할 때는 실제 게임처럼 정석대로 굴리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갑니다. 살짝만 동작을 하거나 센서 작동에 맞게만 움직여도 좋은 점수가 나와 신이 나지요. 그 덕에 8세 막내 요엘은 볼링 선수가 다 되었습니다. 2주 정도 매일 하면서 게임 룰도 다 익혔습니다. 게임 방법을 저에게 알려줄 정도니까요. 2대 3으로 편 먹고 하기도 하고, 2대 2로 편 먹고 하기도 합니다. 팀 대항이 좋다네요. 


가상으로 게임을 하다가 실제로 볼링 게임을 하고 싶었는지 며칠 전부터 방학도 했으니 볼링을 치러 가자고 합니다. 마침 오늘 별이가 친구네 집에 데려다줘야 하고, 남편과 저는 Mall에서 사야 할 게 있어서 외출해야 했습니다. 쇼핑 몰에 간 김에 안에 있는 볼링장을 가기로 했지요. 다엘과 요엘은 뒤꿈치가 들썩거릴 정도로 걸음이 가볍습니다. 방학인 데다가 토요일 낮시간이라 사람이 개미떼처럼 바글바글합니다. 주말에는 쇼핑몰에 가능하면 안 가기 때문에 이런 광경을 오랜만에 봤습니다. 게다가 볼링장은 게임장과 같이 있어서 돛대기 시작이 따로 없었습니다. 결제한 뒤 생각보다 순서가 빨리 돌아왔고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이제부터 요엘은 시무룩의 극치를 달립니다. 처음에는 던진 공이 또랑으로 빠지자 아쉬워합니다. 그다음에도 몇 번이나 F가 뜹니다. 엄마도 아빠도 스트라이크도 나오고 형 다엘도 제법 쓰러뜨리는데 계속되는 실패에 속상할 법도 했습니다. 


나는 닌텐도로는 잘한다고! 그러니까 여기 볼링장이 이상한 거지.
한국은 더 좋은데. 공도 무겁고.  


잔뜩 부푼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뜻대로 되지 않으니 괜한 공 탓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던 볼링장과 다르다고 투덜거립니다. 공이 무거운 건 맞습니다. 8세 꼬맹이가 들기에 7파운드는 너무 무겁죠. 그런데 사람이 무척 많아 적은 무게의 공도 이미 다른 레일에서 사용 중이라 뺏어 올 수도 없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했지만 계속 또랑으로 빠져 결국 울상이 되었습니다. 기회를 많이 주고 싶어 절반 정도치고 나머지 차례는 제 차례에도 치도록 했습니다.  횟수를 늘리면 성공확률도 높아지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몇 번을 시도 한 끝에 한 세트 끝 무렵 핀을 제법 쓰러뜨립니다. 핀이 쓰러지고 뒤돌아 오는 요엘이 얼굴이 미소가 번집니다. 체면 차릴 것 없이 해맑게 마음이 다 드러나는 얼굴 표정에 제 체증이 다 내려가는 것 같더군요. 아이가 계속되는 실패에 속상해하는 얼굴을 보니 저도 덩달아 속상하더라고요. 그리곤 한 마디 해주었습니다. 


이게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다른 차이점이야.
뭐든 생각했던 것보다 직접 해보면 어려울 수 있어. 

결국 제 차례까지 준 모든 기회를 다 쓰고, 허탈한 마음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더군요. 

배가 고플 것 같아 피자라도 먹자며 푸드코트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다엘 유엘이는 손가락으로 젓가락 게임을 합니다. 


젓가락 게임의 룰을 각각 양속의 검지를 펴서 상대방과 나란히 수평 맞춰 마주 보고 섭니다. 그리고 서로의 손가락을 칩니다. 내가 한 손가락으로 상대방의 손가락을 치면 상대방 손가락은 2개가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다시 내 손가락을 치면 내 손가락은 3개가 되죠. 그리고 3개가 된 손가락으로 상대방 2개 손가락을 치면 5개가 되어 아웃이 되는 게임입니다. 대충 이런 게임이죠. 요엘과 다엘이 게임을 하는 걸 보니 제법 재밌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알려달라고 했죠.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 몇 번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더니 요엘이 제게 말하더군요. 


엄마, 무작정 하지 말고 생각을 해야 돼요!
 

순간 너무 맞는 말을 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동시에 볼링에서 망연자실했던 감정을 다른 게임하면서 찾은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죠. 아마 이 손가락 게임도 수 없이 했을 겁니다. 형과 누나, 친구와 여러 번 하면서 방법을 익혔을 겁니다. 요엘이 말한 것처럼 생각을 하면서 다음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반복 또 반복을 했을 겁니다. 볼링도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의기양양하게 해 보이면서 다른 사람을 가르쳐준다고 하겠지요. 


생각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릅니다. 뭐든 생각만 하다가 직접 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책에서 읽고, 강의에서 들어서 다 알아도 쓰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절대 늘지 않습니다. 생각했으면 적어야 하고, 적었으면 다시 보면서 고쳐야 합니다. 모든 과정이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해봐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볼링과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현실을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상에서 아무리 잘한 들 현실 세계에서는 똑같이 잘 하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매일 쓰고, 매일 읽고,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뛰어나고 싶다면 꾸준히 훈련하며 직접 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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