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문화에서 바라보기.
"Ma'am, Why did you rub your hans? Why? "
오늘 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회 마당에 서있는데 좋은 체격의 Grade 7 정도 된 여자아이가 걸어와 말했다.
"선생님? 왜 그렇게 손을 비볐어요?"
"나? 손?"
순간 당황스러워 무슨 말인지 재차 확인했다.
화난 표정으로 나에게 저벅저벅 걸어와 왜 손을 비비냐며 따지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스크 위로 부릅뜬 눈과 목소리 톤만으로도 나에게 따지는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따지는지 영문을 모른 채 같은 대화를 반복했다.
"I'm Cold."
"Cold? yes. it's raining today. so it's cold. Why?"
"Yes. it's cold. so i'm rubbing my hands."
"Why?"
"왜?" 냐는 질문을 쏟아 놓는 아이의 질문에 , 내가 손을 비빈 행동이 뭔가 이상하게 보였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대화 끝에 "너무 추워서 손을 비볐어. 손을 비비면 점점 따뜻해지거든." 하고 말하고 나니 "Oh~ Ok." 하고 대화는 끝이 났다.
남아공엔 사계절이 있고, 여름에도 해만 사라지면 서늘해진다. 가을비가 며칠간 너무 촉촉이 내리고 있는 탓에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추운 날이 지속되고 있다. 오늘은 옷을 더 두껍게 입을걸 후회한 날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얼른 차에 타려고 문을 열어 놓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사람들을 기다리는 찰나에 너무 추워서 손을 비볐다. 그 찰나 50미터 거리에서 비를 비하고 있던 아이가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거였다.
한국 문화로는, 아니 기본적으로 특정한 의미를 두는 종교가 아닌 이상 추운 날씨에 손을 비비는 행동이 이상하게 보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잘 못했을 때 용서를 구하면서 비는 행동, 신에게 잘 되게 해달라고 비는 행동을 보였을까?
그 아이의 눈에는 다른 종교에서 하는 행위를 교회 선교사인 내가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웃으며 마무리했지만 다른 문화적 시간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매 주일 흑인마을의 교회에 간다.
최근 함께 협력하게 된 선교사님의 교회인데 고학년 사역을 맡게 되었고, 주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찬양하고 예배를 드린다. 지금까지 지켜봐 온 아이 중에 똘똘하다고 생각했던 아이였다. 오늘 나를 보더니 2가지를 물었는데 하나는 "언제 도서관 오픈할 거예요?"였고, 다른 하나는 "왜 손을 그렇게 비볐어요?"였다.
양철로 만든 교회지만, 교회의 교실 한 곳엔 꽤 많은 책이 있다. 그동안 잠가 놓고 관리하지 않은 철문을 열였다. 지난주 그간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작업을 했다. 먼지가 날리는 정도가 아니라 책을 툭 하고 내려 치면 흙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재정비해서 곧 오픈할 생각으로 시작한 정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도서관 오픈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언제 책을 빌릴 수 있는지가 큰 관심사다. 언제 오픈할 거냐는 아이의 말에 나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자 답답하다는 듯 허리 한쪽에 손을 올리고, 접시 들듯 올린 다른 한 손은 내 앞에 흔들면서 한숨을 쉬었다. 불법 지역에 깡통으로 집을 만들어 사는 빈민촌의 아이들, 교육의 기회가 별로 없어 영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도 많이 있다. 이 동네 아이들은 영어를 잘 몰라서 책을 읽지 않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쌓여 있는 책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고 서로 한 권, 두 권씩 들고 와 내 앞에 줄 서며 '이거 빌려가도 돼요?'를 외치는 아이들을 보자 얼른 빌려가라고 하고 싶었다. 그 이면에는 '가져가서 안 가지고 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오늘 나에게 닦달하는 아이 덕분에 다시 한번 빨리 일을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른 일이 아니다. 이 아이들이 원하는 일, 그것을 먼저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