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엄마이야기
거의 딱 작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게.. 코로는 숨을 쉬고 있는데 너무너무 답답하고 갑갑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심장이 요동치고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공황장애인가 싶긴 하나 내가 그런 병에 걸릴 일은 전혀 없을 거라 생각해서 부정하며 지냈다. 그렇게 그냥 지내다가 어느 순간 내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던 나를 보고 정신이 들었다. 아.. 나 좀 아픈가 보다..
이렇게 깨닫고도 나는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아픈 나를 마주 보기로 했다. 내가 너무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어느 순간 자리 잡혀서 그것에 집중하다 보니 나를 너무 갉아먹은 것 같았다. 그래서 하나하나씩 내려놔보고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하나씩 글로 표현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 혼자만 감당해도 되던 나 혼자 만의 삶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 주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인해 나는 참 알게 모르게 애쓰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이는 선택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선택해 주어야 하고 그로 인해 변하는 아이의 성격과 인생이 나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사실 아이는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잘 큰다. 별 탈 없이 잘 크는데 모든 게 처음이고 답도 없는 육아는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깨닫고 나니 아이에게 올바른 길을 인도해야 한다라던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어야 한다라던가 아이의 인성교육 예절교육 같은 그런 자질 구레한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아 보기로 했다. 사실 아이는 나에게 그런 것을 바랐던 적이 없다. 다 내 욕심이지..
그렇게 하나둘씩 내려놓으니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난 여태 아이를 위한답시고 했던 것들이 나뿐 아니라 아이까지 힘들게 만들었던 거다. 아이는 그저 자기를 바라봐주고 같이 놀이해 주는 엄마가 필요했던 건데 나는 여태 무엇을 아이에게 강요했던 것인가..
시간이 약이다. 이것은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도 그렇고 힘든 과정을 견뎌낼 때도 쓰이는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흘러간다 그래서 힘든 시간도 흘러가지만 행복한 시간도 흘러간다. 힘든 시간은 흘려보내고 행복한 시간은 더 담아두려 노력한다. 이렇게 나는 시간을 지켜보기로 했다. 아이의 순간순간도 나의 하루도 우리 부모님의 시간도 더 많이 좋은 시간들로 채워 넣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엔 이 답답함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1년이 지난 아직도 가끔 답답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작년을 생각해 보면 난 그래도 참 잘 견뎌왔고 잘 지내온 것 같다.
시간은.. 정말 약이다. 아이도 새 학기 새 유치원에 적응하고 있다. 아이가 안절부절못한다고 나 또한 안절부절못하지 말 것.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시간이 약이다 기다리면 나아질 것이다. 이 글이 나중에는 아 그땐 그랬는데 하면서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